자유한국당 내에 대구경북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이라고 하니 기가 찬다.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일부 당권 주자들이 수도권 당원들에게 TK 패싱(대구경북 후보 배제)을 주문했으며 그 결과, 대구경북 출신들이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일부의 움직임이라고 믿고 싶지만, 전반적인 당내 분위기가 이렇다면 정치 도의 측면에서 한국당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TK 패싱 현상은 경선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호영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 포기한 것도, 지역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부끄러운 성적을 낸 것도 TK 정치를 폄훼하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구경북이 책임당원의 30%를 차지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타 지역의 조직적인 패싱 말고는, 이 같은 성적을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수도권 친박계 의원들이 TK 후보들을 배제하고, 다른 지역 경쟁자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이들 'TK 배제론자'는 내년 총선의 수도권 승리를 위해 당내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TK 이미지부터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리적으로 옳은 말 같지만, 모순적인 것은 이들 상당수가 친박계(친박근혜계)라는 점이다. 친박 이미지가 싫다면 자신들이 나가면 될 터인데, 대구경북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은 비겁한 자의 전형이다.
대구경북은 양심 없는 수도권 친박 의원들에게 괄시받을 곳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TK가 '최후의 근거지'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당은 현재 유랑 걸식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TK 패싱이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벌어졌기에 그냥 넘어가겠지만, 또다시 TK를 흔들거나 지역민의 자존심을 해치는 움직임이 있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TK 출신 의원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실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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