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중교통 안도, 실내도 미세먼지 공습 피해가지 못해

5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5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매우나쁨'을 표시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시와 경북도는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5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1㎥당 5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넘어선 데 따른 조치다.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건 제도 시행 후 지난달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5일 하루 동안 대구는 평균 60㎍/㎥, 경북은 평균 70㎍/㎥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매일신문 기자가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휴대용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들고 대구시내 곳곳의 공기를 직접 측정해보니, 대부분 지역에서 초미세먼지는 80~100㎍/㎥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도시철도 3호선 선로 아래나 차량이 오가는 도롯가에서는 100㎍/㎥을 훌쩍 넘어서는 곳도 있었다.

잿빛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측정기 속 수치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이성휘(57) 씨는 "한 달 째 기침이 나오고, 목이 칼칼해 병원에 갔더니 미세먼지 탓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씨가 서 있던 수성시장네거리 인근 시내버스 정류소 인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4㎍/㎥으로 측정됐다.

미세먼지는 실외와 실내를 가리지 않았다. 이날 미세먼지를 피해 온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많았던 어린이회관 내부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자 최대 88㎍/㎥을 나타냈다. 수성구청 종합민원실에서는 최대 83㎍/㎥, 국민은행 범어동지점에서도 72㎍/㎥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측정됐다.

6살 딸을 데리고 어린이회관을 찾은 임주현(40) 씨는 "층간 소음 등 문제로 집에 있기 어려워 미세먼지를 피해 어린이회관에 왔는데, 실내에도 수치가 이 정도로 높을 줄은 몰랐다"면서 "아이가 한창 뛰어다닐 나이인데, 나가 놀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과 환경부 등은 이달 들어 지속한 짙은 미세먼지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안 한반도 상공의 대기 흐름이 안정돼 바람이 적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미세먼지를 씻어줄 비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 등이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기본권을 침해하더라도'란 표현까지 써가며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