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등에 업은 부산·경남·울산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시도'에 대구경북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외국 전문 연구기관의 객관적인 컨설팅 결과를 통해 가까스로 진화한 영남권 지역갈등에 다시 기름을 붓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문승욱 경남도 경제부지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신공항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동남권 미래를 수렁에 빠뜨린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결정"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를 주장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은 위험, 소음, 환경파괴, 경제성 및 확장성 부족 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광역단체장은 이날 기자회견으로 지난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용역 결과를 근거로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스스로 파기했다.
이에 댛 대구경북 정치권은 이구동성으로 "민주당 소속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내년 총선을 위해 영남 갈라치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국책사업이 순리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일체의 정치적 저의를 당장 거두라"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22명으로 구성된 대구경북발전협의회 회장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이미 오랜 논란을 거쳐 영남지역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와 세계 최고 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된 국가 중요사업을 정권을 잡았다고 근거 없는 이유를 들어 흔들려고 하는 것은 편협한 지역 이기주의이자 국론분열의 망국 행위"라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은 무모하고 실현 불가능한 선거용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했다.
곽대훈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달서갑)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경악을 금치 못할 주장"이라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줄 기관들을 섭외해 검증단을 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여당이라는 정치적 지위를 악용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석춘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구미을) 역시 "선거 때문에 청와대가 영남권을 이런 식으로 갈라치기를 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고 부·울·경이 거기에 놀아나고 있다"며 "항공전문가들이 모두 동의하는 세계적인 업체가 검증한 내용인데 이걸 뒤집자는 코미디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치인들은 여당 소속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의 총선용 정파적 행보에 흔들리지 말고 대구공항 통합이전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으로 대구경북은 실속을 챙기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한국당 의원(김천)은 "김해공항 논의 때문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작업이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며 "정해진 정책은 그대로 추진해야 하고 그 원리는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서 공히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원회 소속 백승주 의원(구미갑)도 "부산·경남의 가덕도 신공항 언급이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른 대구공항 이전 일정과 기능, 규모에 털끝만큼이라도 영향을 준다면 대구경북 정치권이 아니라 대구경북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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