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82세인 예종해 씨는 요즘 성악에 푹 빠져 산다. 매일 노래를 부른다. 그냥 취미 수준이 아니다. 각종 성악콩쿠르에 나가 젊은(?) 시니어들과 당당히 겨뤄 입상한 것도 여러 번이다. 재능기부도 한다. "노래부르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도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늘그막에 시작한 성악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노래부르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도 행복해"
예종해는 중고교 체육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사업체를 운영했다. 은퇴하기 전 노년에 뭘 할까 고민하던 차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성악을 해보기로 했다. 아내와 구청에서 운영하는 가요교실에 등록해 노래를 배웠다. "성악은 일반인들이 시도를 잘 안 하는 영역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잠자고 있던 재능도 꿈틀거렸다. 체격도 좋아 소리도 괜찮았다. 엔돌핀이 분비되는 걸 느꼈다. 복식호흡으로 폐활량도 좋아졌다"고 했다.
내친김에 가요교실 심화반에 들어갔다. 몇 년 전부터는 가곡 부르기 모임에도 가입해 매달 한 번씩 회원들과 연주한다.(예 씨는 성악은 몸이 악기라며 노래를 '연주한다'로 표현했다) 가끔 경주, 마산, 부산 가곡동호회의 초청을 받아 가기도 한다. 예 씨가 부르는 노래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가고파',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 등 우리나라 가곡을 비롯해 '오 솔레미오', '돌아오라 소렌토로', '아 목동아' 등 외국 성악곡이다.
예 씨는 성악을 한 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했다. 노래교실에도 함께 다니고 함께 공연도 보러 간다. 실력도 좋아져 요즘은 동창회나 각종 모임에서 축하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노래 들어주는 사람 있어 좋고, 박수 받으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레퍼토리도 다양하게 하고 실력도 더 키워 노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재능기부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예 씨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국 성악콩쿠르를 비롯해 경안국제성악콩쿠르, 예가전국성악콩쿠르, 박태준아마추어한국가곡콩쿠르 등에서 출전해 각종 상을 수상했다. "대부분 30, 40대와 겨뤘다. 20년 이상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이겼다"며 껄껄 웃었다.
예 씨는 너무 과도한 연습 때문에 성대가 결절되는 아픔도 있었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성대가 늘어져 심하게 소리를 지르면 고장이 난다. 2년 전, 무리하게 연습하다 성대가 결절돼 병원에 입원해 3개월 동안 노래를 못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열심히 체력을 기르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고 했다.
예 씨는 주로 집에서 발성연습을 한다. "한번은 엘리베이터에 '집에서 노래 그만하라'는 경고문이 나붙어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간섭하는 이 없는 운동장에서 한다"며 웃었다.
예 씨는 즐겁고 행복한 노래를 더 오래 부르기 위해 목관리를 철저히 한다. 10년 전부터 담배도 끊었고, 좋아하는 술도 줄였다. 그리고 매일 저녁 운동을 한다. 성악은 힘이 필요해 하루에 한 끼는 고기를 먹는다고 했다. "배고프면 목소리가 안 나온다. 그래서 공연 전에는 반드시 간식을 먹는다"고 했다.
예 씨는 성악, 특히 테너는 발성 연습할 때 땀이 엄청 난다고 했다. "성악은 목이 아니라 머리에서 소리를 낸다. 두성이라고 하는데 목은 열어놓고 복근에서부터 울리는 공명으로 소리를 내는데, 그러다보니 폐활량이 늘어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
예 씨는 성악은 삶의 활력소라며 몸 관리 잘하고 열심히 연습해 개인 음악회도 열고 싶다고 했다. "성악은 힘이 들거나 돈이 들지 않는다. 소리가 나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길게는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일단 인생 후반부는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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