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3일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과거와 같은 강도로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다소 (역량이) 저하된 부분이 있고 예리함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로의 세계에서는 연습이 중요하고, 군도 예외일 수 없다"며 "당장 뇌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한동안 수술 연습도 안 한 의사한테 누가 가고 싶겠나.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 3월 월터 스콧 스위프트 전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도 같은 얘기를 했다. 북핵 협상이 1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한미 훈련 축소는 북한의 잠재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췌언(贅言)이라고 할 만큼 당연한 지적이다. 훈련과 실전은 전혀 다르다. 실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속출한다. 강한 훈련으로 단련된 군대도 이에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어떻겠는가.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미 훈련 축소가 아무 문제 없다고 강변한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난 2일 "한미 훈련이 규모가 줄었다기보다 발전된 무기 체계를 이용해 조정된 방식으로 과거 대비 훨씬 더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연습과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무기 체계가 첨단화돼 실제 훈련을 줄여도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기의 첨단화로 말하자면 미국은 세계 최고이다. 정 장관의 말대로라면 미군은 훈련 축소를 넘어 아예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미군은 훈련에 매진한다. 승리는 첨단 무기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운영하는 조직의 능력에 달렸고, 그것은 반복되는 훈련으로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한미 훈련 축소가 북핵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선전해왔다. 실상은 어떤가. 한미 훈련을 축소했지만 북핵은 그대로다. 우리의 대비 태세만 위축됐을 뿐이다. 1%의 '만약'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 국방의 기본 원칙이다. 문 정부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건 위험한 도박은 더 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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