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8세 광역단체장' 탄생…스즈키 홋카이도 지사 당선자

전국 최연소 지사…재정파탄 '유바리市' 시장 2차례 지내

7일 치러진 일본 지방선거에서 38세의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38) 전 유바리(夕張)시 시장이 광역단체인 홋카이도(北海道) 지사에 당선돼 최연소 광역단체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추천 후보로 나선 스즈키 당선자는 전통적으로 자민당이 약세였던 홋카이도에서 승리해 의미를 더했다.

스즈키 당선자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면서 성장해온 이력 때문에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사이타마(埼玉)현 출신으로 고교 시절 부모가 이혼, 모친, 누이와 셋이 살게 됐다. 경제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도쿄도청 하급 공무원이 된 뒤 공부를 계속해 호세이(法政)대 야간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재정파탄 사태를 겪은 유바리시에 파견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홋카이도 남부에 있는 일본 굴지의 탄광 도시인 유바리시는 탈 석탄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2006년 평균 연간 재정 8년 치인 353억엔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에 파산을 신청했다.

2008년 1월에 파견된 스즈키 당선자는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관여하면서 특산품인 유바리 멜론 과즙을 사용한 팝콘 아이디어를 내 인기를 끄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가 2010년 3월 파견 기간을 끝내고 복귀할 때 유바리 시민들이 시청 앞에서 노란 손수건을 흔들어 배웅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 후 2011년 4월 지방선거 때 30세의 나이로 유바리 시장 선거에 나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전국 최연소 시장 당선 기록을 세웠다. 그는 2차례의 재임 기간에 시장 보수를 70% 삭감하는 등 본인이 솔선수범하며 재정 안정화 정책을 펴 유바리시 재건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2월 홋카이도 지사 출마를 위해 유바리 시장을 퇴임할 때도 시청 직원들은 노란 손수건을 흔들어 스즈키 당선자를 배웅했다. 일본 언론은 눈물을 자주 보여 '울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스즈키 당선자의 앞으로의 행보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