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산지 체포 부른 에콰도르와의 갈등…"망명 조건 수차례 어겨"

"미국 송환에 맞서 싸울 것"...수년 걸릴 수도
'열린 사회의 수호자' vs '서방 안보의 적' 극과 극 평가로 파장 이어질 듯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피신한 끝에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돼 경찰 차량으로 압송되는 폭로 전문 사이트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피신한 끝에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돼 경찰 차량으로 압송되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英 경찰은 미국의 기밀문건을 대거 폭로한 뒤 도피생활을 해온 어산지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하다가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된뒤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폭로 전문 사이트
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하다가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된뒤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경찰차로 호송되고 있다. 英 경찰은 미국의 기밀문건을 대거 폭로한 뒤 도피 생활을 해온 어산지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하다가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된후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폭로 전문 사이트
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하다가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된후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호송차 안에서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英 경찰은 미국의 기밀문건을 대거 폭로한 뒤 도피생활을 해온 어산지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폭로 전문 사이트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7)가 7년간의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의 피신 생활 끝에 11일(현지시간) 전격 체포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갈등을 빚어오던 에콰도르 정부가 영국 경찰에 협조하는 바람에 7년 간의 망명 생활 끝에 전격 체포됐다. 11일(현지시간)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은 이날 대사관 안으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른 영국 경찰관들의 진입을 허용, 어산지가 체포되도록 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국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올려 1급 수배 대상이 된 후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한 뒤 망명자 신분으로 생활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했던 당시는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어산지는 코레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중도좌파 성향의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한 뒤 에콰도르 정부와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모레노 대통령이 집권 후 이전 정권과 다른 우파 노선을 추구하자 어산지가 비판에 나섰으며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어산지가 모레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시절의 전화 통화와 사적인 대화, 침실 사진, 아내와 딸이 춤추는 모습 등을 가로채 공개하는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달 초 어산지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을 위반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어산지는 지난 주 '수 시간 내지는 수일 내에 쫓겨날 수 있다'는 트윗을 올렸고 영국 경찰들이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 밖에 배치되면서 그를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어산지 체포의 파장은 커지고 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에콰도르 정부의 입장 선회를 비난했다. 그는 "모레노 대통령은 부패한 사람"이라면서 "그가 저지른 일은 인류가 결코 잊지 못할 범죄"라고 비난했고 모레노 대통령도 이에 응수하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영국에 컴퓨터해킹 음모 혐의로 기소된 어산지의 신병 인도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체포된 어산지는 영국 법원에 출석해 "미국의 송환 요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법정 공방에 따라 어산지가 미국에 송환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산지 변호인 제니퍼 로빈슨은 이번 체포는 언론인들의 권리에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산지를 놓고 '열린 사회의 수호자'라는 평가와 '서방 안보의 적'이라는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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