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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철의 富의 비밀수학] 블랙홀 촬영 인간, 신의 영역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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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우주의 모든 사건이 끝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지점. 이 사건의 지평선 뒤를 들여다보는 일은 불가능한 일로만 여겨왔다. 2019년 4월, 드디어 인간은 신의 영역으로 일컬어지는 사건의 지평선에 발을 디뎠다. 블랙홀의 영상을 잡아낸 것이다. 전 세계 9군데 천문대와 과학자 200명이 참여하고 정보를 분석, 정리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 1919년 천문학자 애딩턴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한 지 꼭 100년 만에 다시 한번 아인슈타인이 예측이 증명됐다.

블랙홀 영상 촬영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 총량은 3천500테라바이트(TB), 영화라면 전송에만 8천 년 걸리는 분량이었다. 하버드 대학으로 모은 하드디스크의 무게만도 t 단위였다 한다. 어마어마한 정보를 정리하고 분석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알고리즘은 케이티 보우만이라는 젊은 여성 과학자가 개발했다. 보우만은 3년 전 MIT 대학원생 시절, 여러 곳에 흩어진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가동해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 표면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이번 성취는 자연 과학상의 진보만이 아니라, '여성 리더십'이라는 인문사회의 진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인간이 극소의 영역에서 신의 영역에 발을 디딘 지는 시간이 꽤 흘렀다. 유전자 조작에 성공했고 퀘이사와 미자(微子) 등 극미 개체들의 존재도 파악해냈고, 인체의 정보 전달체계도 규명해 가고 있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알아야 할 새로운 것들이 더 많아지는 법, 인간이 신의 영역을 곁눈질했다 해서 오만해져서는 안 되겠다. 과학계는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을 '포웨히'라 명명했다.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장식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이란 의미라 한다. 블랙홀의 존재를 브리핑한 셰퍼드 도엘레만 교수도 '새로운 출발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잊지 말자. 사건의 지평선 너머를 볼 수 있게 해 준 200명의 과학자를. 특별한 경의를 표하자. 위대한 예언자 아인슈타인에게. 내일 모레 18일이 그의 기일(忌日)이다.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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