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바람 잘 날 없는 대구문화재단, 조직 진단 통한 쇄신 급하다

대구문화재단 운영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조직 진단과 철저한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 진흥과 축제 진행, 문화계 지원 등 본연의 역할 수행이 중요한데도 지난 몇 년에 걸쳐 채용 비리에다 내부 반목으로 기강이 흐트러지면서 운영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당해고 공방에다 성추행 논란, 내부 직원의 공모전 대리 출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재단의 존립마저 의심받는 처지다.

대구문화재단의 운영 난맥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재단이 처한 현실은 지난 2009년 재단 설립 이후 10년간 불합리한 운영과 인사관리 등 내부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계속 누적된 결과다. 이런 배경에는 몇몇 전·현직 재단 대표이사의 느슨한 조직 장악력과 비전문성 등도 한몫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조 혁신을 통한 운영 정상화보다 그때그때 문제점을 미봉하면서 근본 해결책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이다.

최근 잇따른 박영석 대표의 부적절한 처신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내부 소통에 실패하면서 팀장급 직원 부당해고 논란을 부르거나 지난 3월 여직원 회식 자리에 외부 인사를 불러 성추행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책임자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불만을 적절히 조율하고 문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관리자의 역할에 비춰볼 때 취임 1년 6개월을 맞은 박 대표의 조직 관리·감독 능력은 실망스럽다.

대구시가 재단의 내홍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 운영 실태를 계속 방관할 경우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재단 설립 취지에 걸맞게 대구문화의 중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단 운영과 인적 역량 제고 등 혁신안이 급하다. 지금의 재단 분위기나 인적 구성으로는 시민 눈높이에 맞는 재단 역할과 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출발한다는 각오로 조직 재점검 등 쇄신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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