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높이 8천848m)의 등반 적기에 등반객들이 몰리는 '병목 현상'이 갈수록 극심해져 인명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인 로빈 피셔(44)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후 150m가량 하산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전날에도 아일랜드인 등반가가 정상을 밟지 못하고 되돌아오다 숨졌다. 숨진 피셔는 사고가 나기 일주일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병목현상을 우려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후가 따뜻한 매년 3~5월과 10월은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에 몰리는 시기이다. 하지만 올해는 날씨가 좋지 않아 등반이 가능한 날짜가 한정되는 바람에 더 많은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렸다. 그러다 보니 정상 부근의 가파른 능선에서 등반가들이 장시간 기다리는 '병목 구간'이 발생하게 되고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길게는 수 시간 대기하다 탈진, 이른바 '데스 존'(death zone)에 갇히게 된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병목 현상'으로 인한 등반객 사망자만 벌써 10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정상을 밟았다는 한 셰르파는 NYT에 "에베레스트를 많이 올랐지만 이번 봄철 교통체증은 최악"이라며 "등반가들은 강풍이나 추위가 아니라 교통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가 너무 많은 등반객에게 에베레스트 정상등반을 허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봄철 정상등반이 허용된 등산객은 381명으로, 지난해의 346명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네팔 정부는 최근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병목 현상'이 이전에도 있어왔다며 에베레스트 등반객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르카 용병 출신의 네팔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는 지난 22일 등반객들이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 꼬리에 꼬리를 문 채 대기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푸르자는 당시 약 320명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면서 산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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