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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 잃은 日아베, 선거 목전 '사라진 연금' 재현 공포에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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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청 보고서로 공적연금 논란 거세…참의원선거 앞둔 정권에 악재
아베 "금융청은 엄청난 바보" 막말…2007년 '연금실각' 재현 우려
野, 아소 부총리 문책결의안 제출

선거를 앞둔 일본 정계에서 노후에 연금 만으로는 부족해 2천만엔(약 2억1천800만원)의 저축이 더 필요하다는 내용의 금융청 보고서가 발표된 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연금 만으로 노후 보장이 가능하다는 자신의 공약과 어긋난 결과에 민심이 등을 돌려 선거 패배를 우려하며 격노하는 모습을 보였고 야권은 거센 공격에 나섰다.

지난 3일 공표된 금융청의 보고서는 95세까지 생존할 경우 노후에 2천만엔의 저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교수와 경제학자, 금융기관 관계자,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금융심의회의 태스크포스(TF)가 만든 것으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자문을 거친 뒤 발표돼 파장을 일으켰다.

이 보고서는 아베 총리가 그동안 해왔던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갑자기 2천만엔을 어떻게 마련하냐", "정책의 실패를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베 정권은 공적연금의 보장성을 강조하면서 연금만으로 노후자금이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보고서는 사실상 공적 연금제도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을 실토한 셈이다.

이에 대한 어설픈 대응이 화를 더 키웠다.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금융청의 '100세 시대에 대비한 금융조언 보고서'로 인해 야권의 추궁을 당한 뒤 주위에 "금융청은 엄청난 바보(大バカ者)다. 그런 것을 적다니"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국가 지도자로서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했다는 점이 또 논란을 빚게 되자 아베 총리는 "온화하고 원만하게 살아가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아소 부총리는 스스로 자문을 했던 보고서가 부적절하다며 "정부 입장과 달라 공식 보고서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고, 아베 총리는 금융청 차원의 문제로 다시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가 책임을 피하는 모습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했다.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연금 문제로 2007년 1기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던 '사라진 연금' 사태가 다음 달 말 참의원 선거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5천만건에 달하는 국민연금 납부기록을 분실했는데, 이는 '사라진 연금' 사건으로 불리며 국민의 분노를 낳아 정권을 민주당으로 넘겨줘야 했다

지난 15~16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40%)했다. 지난 16일 오후 도쿄 도심에서는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를 비판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권은 참의원 선거를 앞둔 대정부 공세의 재료로 '2천만엔 보고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아소 부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을 제출했으며 내각불신임안 제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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