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일 외교장관 태국에서 날선 공방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백색국가 제외 두고 공방전 벌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저녁(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갈라만찬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저녁(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갈라만찬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국(백색국가·일명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2일 한일 외교장관이 다자 외교 무대에서 정면으로 부딪치며 설전을 벌였다.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이날 오전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외무상이 나란히 앉았으나 냉랭한 기류만 흘렀다.

모두발언에서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 장관은 "오늘 아침 수출 우대조치를 받는 무역상대국 목록에서 일방적이고 임의로 한국을 제외한 일본의 결정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결정을 엄중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무역과 통상의 자유로운 흐름을 확대시켜 우리가 공유하는 파이의 조각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불행히도 우리의 지역에서 이러한 근본 원칙이 도전을 받고 있다"며 "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 시스템 기반을 강화하려 했는데 이런 측면에서 주요 무역 파트너들 간의 긴장 고조에 대해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지난달 31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표현한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성명 28항에는 '주요 교역국 사이에서 발생한 무역갈등을 우려하며, WTO(세계무역기구)에 구체화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규칙을 따르는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나는 아세안 친구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며 "한국은 우리의 아세안 친구들보다 더 우호적이거나 동등한 지위를 누려왔고, 누릴 것인데 강경화 장관이 언급한 불만이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그는 "민감한 재화와 기술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책임"이라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른 이슈(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도 양측은 지역 및 국제정세를 의제로 한 실질문제 토의를 벌이면서 백색국가 제외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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