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조치 외면한 고속道 공사…교통사고 무방비 노출

차량 전복 사고 등 주민 안전 위협…한국도로공사, 사고 발생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

22일 오후 대구 북구 동호동의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장 임시도로로 한 차량이 길을 지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2일 오후 대구 북구 동호동의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장 임시도로로 한 차량이 길을 지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북구 동호동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이곳에서 차량 전복 사고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땜질식 대책 마련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9시 19분쯤 대구 북구 동호동 한 도로에서 A(41) 씨가 몰던 승용차가 마주 오던 차를 피하려다 배수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만든 임시 도로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적한 마을이었으나, 공사가 시작된 후로는 대형 공사판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지난 7월 한국도로공사가 조성한 마을 진입로 중 하나로 최근 근처에 장례식장이 문을 열면서 이용하는 차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개통 3개월이 지나도록 50cm 폭의 갓길도 완공되지 않아 차 추락 등 안전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해당 도로의 폭도 4.5m에 불과해 차들이 교행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A씨는 "양보를 위해 마주 오던 차를 피해 주다 핸들을 꺾는 순간 배수로로 떨어졌다"며 "위험 표지판 하나만 있었어도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20일 오후 9시 19분쯤 대구 북구 동호동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현장 4공구 읍내 ic 인근 하단도로 지점을 지나던 에쿠스 승용차가 마주오던 1t 화물차를 피하려다 배수구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후 9시 19분쯤 대구 북구 동호동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현장 4공구 읍내 ic 인근 하단도로 지점을 지나던 에쿠스 승용차가 마주오던 1t 화물차를 피하려다 배수구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은 밤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밤시간대에는 가로등 하나 없어 주위가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하기 때문이다.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B(58) 씨는 "주민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배려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한국도로공사에 몇 차례나 안전조치 민원을 제기했지만, 오히려 그럴 의무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푸념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한국도로공사 측은 사고 현장에 플라스틱 안전 드럼통과 붉은 불빛 안전띠를 비치하며 긴급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런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만큼 어두운 도로에 대해선 임시 투광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추가적인 안전조치에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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