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복주여자중학교 운동장 교체 공사가 착공 직전 갑작스레 중단된 것과 관련, 경북도의원의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모래 운동장을 우레탄 트랙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추진되던 중 최근 갑작스럽게 중단됐다"며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박태춘 도의원이 우레탄 안전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시켰다는데, 이는 도의원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복주여중은 올해 우레탄 트랙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안동교육지원청으로부터 4억여 원의 예산을 받았다.
학교 측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바뀐 운동장을 밟아보고 졸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동교육지원청과의 협의를 통해 사업을 서둘렀다.
기본설계를 마친 뒤 이달 둘째 주부터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예정된 학사 일정인 체육대회도 한 주 앞당겨 진행했다.
그런데 최근 사업이 갑자기 잠정 중단됐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안동 출신 박태춘 도의원이 공사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게 학부모 등의 얘기다. 박 도의원은 우레탄 트랙에서 발암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업체 선정도 안된 상태에서 공사에 설치될 수 있는 우레탄 샘플과 전체 설계 도면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는 "안동지역 다른 학교들도 우리와 똑같은 우레탄 트랙 공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는데, 박 도의원이 유독 복주여중 공사만 문제 삼아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 관련된 한 관계자는 "박 도의원이 자신의 모교와 일부 학교의 우레탄 트렉 사업에 힘을 썼다고 학교와 지역에 생색을 냈지만, 복주여중 사업은 예산 심의 당시 자신에게 보고되지 않아 못마땅해한 것으로 소문 나 있다"고 했다.
뿐 아니라 박 도의원이 지역 한 행사장에서 '내가 허락 안 하면 복주여중 공사는 못 하는데, 교장이 아직 날 보러 오지 않고 있다',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때 두고 보자'는 식으로 엄포를 놨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복주여중 한 학부모는 "공사도 하지 않았는데, 우레탄 발암물질을 운운하는 것은 도청과 교육청 길들이기를 위해 학생들을 이용하는 것 밖에 안된다"며 "도의원이 모든 예산과 사업에 무조건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고, 직권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태춘 도의원은 안동지역 2개 학교에 설치한 우레탄 트랙에서 발암물질 등이 나왔다는 보고를 받아 공사를 일단 중단시킨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박 도의원은 "다른 학교는 예산을 세우기 전부터 내가 알고 있는 사항이 많았지만 복주여중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학생 안전을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경북도민을 대표한 도의원이 엄격한 잣대를 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행사장에서 엄포를 놨다는 이야기와 관련, "학교 공사에 대해 사전에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의미에서 한 얘기일 뿐이다.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다소 해석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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