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조광래 단장(대표이사 겸)을 뛰어넘을 감독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고 본다.
조 단장 자신이 국가대표 선수와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고 프로구단 감독으로 활약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어떤 능력의 소유자라도 그의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
대구FC가 28일 제10대 안드레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대구FC는 "안드레 감독에게 더 좋은 대우를 보장한 해외 구단이 있어 이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연봉 등 돈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2015년 코치로 대구FC에 합류한 안드레는 2017년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이 됐다. 그가 이끈 대구FC는 2018년 FA컵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그는 정규시즌에서도 2018년 7위, 2019년 5위로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런 성과를 놓고 볼 때 구단 운영의 전권을 쥔 조 단장이 대우 문제로 안드레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안드레 감독은 선수기용과 작전, 훈련 방식 등에 대한 조 단장의 간섭이 싫었을 것이다. 조 단장 입장에서는 거꾸로 통역을 거쳐 시행하는 브라질 출신 안드레 감독의 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외부적으로 크게 불거지진 않았지만 조 단장 취임(2014년 9월) 후 대구FC 코칭스태프는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조 단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임기가 남은 제7대 최덕주 감독을 자르고 제8대 이영진 감독을 영입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시민구단으로 살림살이가 좋지 않았음에도 대구FC는 최 감독의 다음 시즌 연봉까지 지불해야 했다.
사제지간이었던 조 단장과 이 감독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 단장의 눈높이를 맞추려 전전긍긍했던 이 감독은 2016년 8월 시즌 중간에 스스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당시 심적인 압박감을 속 시원히 내뱉지 못한 이 감독은 지금 베트남 박항서 감독 아래에서 코치를 하고 있다.
2016년 감독대행을 거쳐 제9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손현준 감독의 수명도 짧았다. 손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인 2017년 5월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당시 조 단장은 기술고문을 겸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조 단장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도 없다. 조 단장의 탁월한 선수 발굴과 지도력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의 주역인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은 조 단장이 발굴하거나 영입해 키운 대구FC 선수들이다. 김대원은 호주와의 준결승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는 결승골을, 정태욱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결승골을 각각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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