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 닫힌 가게 유리창 "사장님 힘내세요" 메모 빼곡

코로나19에 더욱 빛나는 대구시민들의 선행
문 닫은 음식점에는 '힘내세요!'라는 포스트잇 릴레이 이어져
건물주들, 힘들어진 자영업자 위해 월세 깎아주기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문을 닫은 대구 월성동 한 음식점에 이곳 식당을 응원하는 메시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문을 닫은 대구 월성동 한 음식점에 이곳 식당을 응원하는 메시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25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한 음식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독을 위해 휴점에 들어간 가게 내부는 어두컴컴했다. 그러나 가게 가까이 다가가자 유리창에 붙은 수십 개의 메모가 눈에 띄였다.

메모에는 '자영업자 힘내세요!', '점주님 파이팅!', '사장님 힘내세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점주를 응원하는 글귀가 빼곡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음식점을 응원하고자 대구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응원에 동참한 것이었다. 가게 내부는 어두웠지만, 유리창에 빼곡히 붙은 메모가 음식점과 가게 주변을 훨씬 더 따뜻하게 밝혔다.

응원 메모 행렬에 동참했다는 A(20) 씨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는 초상집인 상황인데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꽁꽁 얼어붙은 지역경기를 녹이는 대구시민들의 훈훈한 미담 릴레이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중구 동성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세입자들의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불러모은 서문시장 건물주(매일신문 24일 자 5면)에 이어,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건물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 3층짜리 건물을 가진 한 건물주도 최근 모든 세입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2월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가만히 있으면 받을 수 있는 1천300여만원의 월세를 포기한 것이다.

대구 중구 패션주얼리특구 한 건물주 B(69) 씨도 당분간 세입자들의 월세를 30% 깎아주기로 했다. 점점 거세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 중심가가 유령도시처럼 변하자 어려워진 세입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려는 마음에서다.

세입자 C(64) 씨는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줘 감사하다"며 "대구시민 모두가 더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런 선행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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