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편 동선·일거수 일투족 감시·…소름 끼치는 신천지 전도"

'똑똑한 사람이 신천지에 빠지는 사례' SNS에서 확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천지 전도 체험기.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천지 전도 체험기.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알고도 걸려드는 게 신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종교를 전도하는지 상세하게 설명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겪은 신천지 교인들의 전도 체험을 들려주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똑똑한 사람이 신천지에 빠지는 사례"라는 글에 따르면 신천지 교인들은 글쓴이의 남편에게 "한국기자협회에 소개된 기자 한 분께서 직업의 세계를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쓰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을 하며 남편에게 접근했다. 인터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이 때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정체를 숨긴 신천지 교인이었던 것. 글쓴이는 이 신천지 교인은 계속 정체를 숨기고 남편을 만나며 천천히 자신의 교리를 전파시켜 나갔다고 주장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 실패로 심약해진 남편에 접근

당시 글쓴이 부부는 시험관 아기 시술 실패 등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약해져 있던 상태였다. 이 때 신천지 교인은 남편을 만나 위로와 함께 심리상담을 해 주었다. 그는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 심리상담에 정통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한 인문학 수업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글쓴이는 "당시 남편이 마음이 힘들었던 상태여서 그랬는지 심리적인 힘을 기르는 법, 마음 밭을 가꾸는 법 같은 방식에 마음이 혹했던 것 같다"며 "이상한 건 '베타테스트 기간이고 다음해에 대대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열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할 예정이니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엄포를 놓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학수업 끝날 때 쯤 교회로 데려가

그 인문학 수업이 끝나갈 때쯤, 신천지 교인들은 남편을 어떤 교회로 데려갔다. 바로 신천지가 운영하는 위장교회인데, 교인들이 남편을 교회까지 데려오는 데 4개월이 걸렸다. 교회 사람들은 남편을 살뜰이 챙기며 연락을 계속 취해왔다. 하지만 자신들이 신천지라고는 절대 밝히지 않았다. 글쓴이는 "갑자기 남편이 텅빈 눈으로 육의 세계, 영의 세계를 논하고 종교기관을 이야기하더라"며 "남편을 닥달해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내용을 들고 이단상담소에 갔더니 신천지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 관련해 오는 24일 첫 공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당초 계획을 바꿔 23일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입장 발표를 했다. 사진은 입장 발표 홈페이지 화면.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 관련해 오는 24일 첫 공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당초 계획을 바꿔 23일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입장 발표를 했다. 사진은 입장 발표 홈페이지 화면. 연합뉴스

◆남편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 바꿨지만…

신천지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굉장히 오랜 기간이 걸렸다. 글쓴이는 "남편이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을 모두 바꿨지만 '감정일기'라는 것을 교류하면서 이미 남편의 생활 동선과 일거수 일투족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배를 나가지 않으면 수십통의 연락이 왔고 남편의 주요 동선에 신천지 교인들이 나타나 남편을 다시 데려가려 했다는 것. 한 번은 '신천지에서 탈퇴한 사람들'이라며 남편이 집으로 손님을 데려왔다. 글쓴이는 손님들에게 술상을 차려주고 잔다는 핑계로 방에 들어가 몰래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술이 들어가면서 신천지 관련 교리들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고 글쓴이는 결국 화를 내며 손님을 내쫓았다.

◆신천지 교인 떼어내기 위해 한달간 휴직

결국 남편은 신천지 교인들을 떼어내기 위해 한 달간 휴직을 한다. 휴직기간동안 마음을 털어내고자 시댁으로 내려갔더니 거기에도 신천지 교인이 숨어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겁한 부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울로 올라왔고, 남편은 아예 해외로 2주간 긴 여행을 갔다. 이후 더이상 신천지 교인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글쓴이는 "겪어보니 정말 긴 시간을 들여서 포섭하는 사람의 개인정보까지 파악해서 주변부터 서서히 좁혀 들어가더라"며 "심리적으로 약한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에 한 번 걸려들면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부산 사하구청이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 중 하나인 부산 야고보 지파 거점 교회가 있는 하단동 신천지 교회를 폐쇄 시키고 있다. 이 시설은 두차례 방역을 마쳤으며 현재 경찰이 감시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부산 사하구청이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 중 하나인 부산 야고보 지파 거점 교회가 있는 하단동 신천지 교회를 폐쇄 시키고 있다. 이 시설은 두차례 방역을 마쳤으며 현재 경찰이 감시 중이다. 연합뉴스

이 외에도 설문조사를 가장해서 전도하는 경우는 꽤 많은 전도 체험에 들어간다. A(29) 씨는 자신의 회사에 찾아온 노동 관련 설문조사원의 설문에 응했다가 신천지 전도를 체험한 경우다. A씨는 "설문조사원이 '혹시 블로그나 동영상 편집 잘 하시나'라고 물어봐서 '조금 안다'라고 대답했더니 이후 계속 '조카가 블로그 쪽에 관심이 많아서 도움을 얻고 싶다'는 내용으로 연락하면서 만날 약속을 잡으려 하더라"고 말했다. 약속장소에 간 A씨는 설문조사원과 그 조카라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눠보자 '신천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리를 파한 뒤 연락을 끊었다.

네티즌들은 "정말 신천지가 집요하고 무서운 곳" "길거리에 신천지 전도하는 사람 제발 다 사라졌으면"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인들은 문신하고 피어싱 한 사람은 전도 대상으로 안 본다는데 안 당하려면 문신하고 피어싱해야 하는건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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