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싸우는 최전선에서 간호사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 위험뿐 아니라 열악한 근무 여건, 심지어 바깥에서 도는 괴소문과도 싸워야 하는 탓이다.
303개의 코로나19 환자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이곳에서는 간호사 한 명이 20~30명 정도의 환자를 돌본다. 이들을 힘겹게 하는 건 환자 수만이 아니다. 통풍이 안 되는 레벨D 방호복은 근무를 더욱 고되게 한다.
최연숙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은 "방호복 안에 N95마스크, 멸균장갑, 고글까지 착용하고 나면 서 있기만 해도 호흡이 답답해 진다"며 "근무 중에는 숨이 가빠 올 정도니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구토를 하는 간호사들도 더러 있다"고 했다.
중환자 비중이 늘면서 병동 내 긴장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이명옥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센터 401병동 수간호사는 "젊은 직원들이 퇴근 후 울면서 전화하기도 한다. 서로 도닥이고 있다"며 "겁에 질린 얼굴에도 '내가 간호사니까 이겨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근하는 걸 보면 울컥한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간다는 뉴스를 보면 나조차도 두려워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확진자와 접촉했던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숙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휴식의 질은 떨어진다. 오남희 대구의료원 간호팀장은 "대구의료원 전체 60명 간호인력 중 절반 이상이 병원을 떠나지 않고 있다"며 "집에 가서 쉬면 피로가 풀릴 법도 한데 가족들이 염려스러워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잔다"고 했다. 영남대의료원 간호사 상당수도 집 대신 인근 호텔을 지정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는 보통 환자 식사로 나오는 도시락을 먹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근무를 하고 나오면 지칠 대로 지쳐 먹을 기력이 없을 정도다. 영남대의료원의 한 간호사는 "근무 투입 20분만 지나도 옷이 땀에 흠뻑 젖고 탈수 증상을 겪는다"며 "병원에서도 이온음료를 제공하지만 외부에서도 다른 음식물보다 음료를 지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역경 속에서도 힘이 되는 건 최근 들어 늘어나는 간호 인력이다. 자원봉사를 포함해 많은 간호인력이 일손을 도와 천군만마와 같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자원봉사 인력 접수 결과 2일 오후까지 1천297명(환자치료 877명, 선별진료센터 420명)이 지원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하루 빨리 배치돼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사명감을 드러낸 간호사도 있었다"며 "지원해 주시는 간호사분들께는 충분한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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