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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환자에 쉬쉬"…대구 문성병원 어처구니 없는 대처

5일 확진자 10명에서 8일 24명으로 급증…질본 병원 폐쇄 결정

대구 문성병원에서
대구 문성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1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이 병원 첫 확진자인 외부 주차 관리 직원 A씨가 뒤늦게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코로나19 확진자 10명 발생으로 뒤늦게 병원 일부 시설이 코호트 격리조치된 대구 문성병원 내 집단 감염이 확산일로에 있다.

8일 현재 '문성병원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4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문성병원 전체를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구 남구 문성병원의 출입문이 6일 오후 굳게 닫혀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남구 문성병원의 출입문이 6일 오후 굳게 닫혀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파악된 문성병원 관련 확진자는 ▷입원환자 11명 ▷병원 직원 5명(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물리치료사 1명, 행정직원 2명) ▷간병인 3명 ▷교회 관계자 4명 ▷확진자 가족 1명 등 모두 24명이다.

이날 오전 대구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는 문성병원 관련 확진자는 21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오후 검사 결과 반영에 따라 확진자 수가 추가됐다.

문성병원 관련 확진자는 기존 입원 환자 중에서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곳에서도 확인돼 2, 3차 감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문성병원은 지난달 24일 신천지교회 신도로 추후 알려진 주차관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다음 날 하루만 외래 진료를 중단했고, 이달 5일까지 병원 운영을 계속해 왔다.

5일 매일신문이
5일 매일신문이 '대구 문성병원 코로나19 확진자 10명 발생' 보도한 후 병원측이 대응을 위해 직원끼리 나눈 카톡 대화 내용.(출처:문성병원 직원이 제보한 내용)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의 안일한 대처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병원이 스스로 '방역 구멍'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문성병원 직원 및 입원환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초기 확진자 3명을 같은 병실에 모아 놓고 병원 인력과의 접촉을 차단하지 않았고, 확진자 발생 사실을 다른 직원과 환자들에게 숨긴 사실도 드러났다.

한 직원은 "간병인 확진자를 입원환자 확진자 2명과 같은 병실에 옮기고, 이들을 간병하라고 했다"면서 "병실 내 환자는 물론이고 다른 병동의 직원에게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입원환자 가족은 "다음 날 병원비 정산을 위해 주치의를 만났는데 '3명이 확진자의 전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했을 주치의조차 마스크만 쓰고 복도를 다녔다"고 했다.

병원 11층에 있는 문성교회 관련자 다수와 물리치료사가 확진됐음에도, 이들이 이용한 엘리베이터를 통제하지도 않았고, 병원 내 환자 이동도 제한이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광범위하게 퍼진 줄 모르는 입원 환자들은 병원 곳곳을 다녔다. 흡연자들은 1층 응급실 옆문을 통해 출입이 가능했고, 외부에서 가족 등이 물품을 전하러 오면 1층 로비에서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다.

한 장기입원 환자는 "1층에 내려가면 외래 진료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과 접촉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며 "병원 측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확진자가 급속히 늘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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