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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의료붕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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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 사태에서 '신천지' 문제는 우리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반면 정치적 판단으로 느닷없이 한국·중국에 입국 제한 카드를 꺼낸 일본은 초기 대응 실패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어떻게든 숨기려는 움직임이 가장 큰 논란거리다.

아베 정권이 처음부터 부실 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일본의 후진적인 방역 능력도 문제이지만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어차피 치료약도 없고 최소한의 PCR검사로 기존 독감 수준에서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계산이다. 결국 현실 도피다.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 '의료붕괴론'이다. 한국과 이탈리아처럼 대규모 검사를 진행하다 의료 자원이 소진돼 의료붕괴 상황에 이르면 곤란하다는 것인데 정작 국제사회의 시각은 자칫 일본처럼 사태를 방치하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데 초점이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베 정권은 '의료붕괴=지옥'이라는 표현을 동원해가며 상황 관리에 급급하다. 일선 병원에는 검사를 자제하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라는 안내문이 등장할 정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그제 100만 명분의 진단키트 무상 제공 의사를 밝혔다가 '의료붕괴론'을 굳게 믿는 국민 여론에 2시간 만에 철회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일본 의료계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의료붕괴 주장이 100% 틀린 말은 아니다. 하루 1만 건이 넘는 PCR검사 능력을 가진 한국과 달리 일본은 법적·제도적 장치는 물론 인력과 장비 모든 면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다. 한국처럼 선별진료소 설치 등 긴급방역시스템이 전혀 마련되지 않아 대규모 검사는 애초 불가능하다. 결국 의도적인 조작과 은폐의 문제라기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그동안 아베 정권과 일본 언론은 "한국의 PCR검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엉터리"라며 계속 깎아내리는 대신 "일본은 능력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며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 손정의 회장의 제안을 비판하며 "일본인이 얼마나 총명한 국민인지 다시 깨닫게 됐다"와 같은 댓글이 넘쳐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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