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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코로나에 빛날 ‘대구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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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휴식을 마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 관리병동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10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휴식을 마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 관리병동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정인열 논설위원
정인열 논설위원

우리 근대사에서 해외 언론, 특히 일본의 거의 모든 언론에 서울보다 대구가 널리 알려진 적이 있다. 물론 슬픈 일을 계기로 알려지긴 했지만 당시 대구에 살았던 일본인(가와이 아사오) 기록에는 그리 나와 있다. 지금부터 111년 전이다.

"한황(韓皇)의…두 차례 머무심으로 해서 전후 4일간은 한국의 정치 중심을 대구로 옮긴 감이 없지 않았다. 당시 4일간 대구 우편국에서 취급한 외국 전보가 128통이나 있었다 한다. 그만큼 대구라는 곳이 구미 각국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대구라는 지명이 일본 내 모든 신문에 일제히 소개되기는 이것이 처음이었다고 생각된다."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은 망국 직전인 1909년 1월 7일 대구에 도착, 하루를 머물고 8일 부산에 들러 마산 방문 뒤 12일 또 대구에서 하루를 보냈다. 마지막 왕조 임금 행차에 이토 히로부미 통감까지 따랐으니 해외 언론, 특히 일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랬지만 대구로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나라 밖 보도였다.

이후 대구는 두 차례에 걸친 대형 지하철 참사 같은 아픔으로 해외 언론에 알려졌는데 역시 그때처럼 쓰리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런 대구에 대한 해외 언론의 반갑지 않은 보도와는 다른 느낌으로 대구를 다룬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대구 사람이 어떻게 잘 대처하여 극복하는지를 알리고 소개한 글들이다.

대구의 코로나 사투 이야기 등을 자국민들에게 전해 참고토록 한 해외 언론으로는 일본 신문인 아사히와 마이니치, 영국 BBC방송, 독일 주간지 슈피겔을 비롯해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언론도 여럿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국내 일부 언론과 대구를 낮춰 보려는 부류가 대구를 마치 기피할 곳으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라 놀랍다.

비록 정치적 이유로 대구가 안으로 제 모습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밖으로도 사고로 알려지는 사연을 안고 있지만 코로나19에서 보여준 대구 사람의 행동과 모습은 안팎에서 제대로 평가할 만하다. 100일 넘게 묵묵히 지낸 대구 사람 스스로도 자긍할 만하다. 오랜 아픔의 뭇 상처를 지닌 대구만의 저력일 수 있다. 끝까지 코로나를 뚫고 세계에 빛날 '대구의 길'이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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