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국회에서 아카시아 꿀 채밀(採蜜)행사가 열린다. 지난 2월 말 국회도서관 옥상에 조용히(?) 둥지를 튼 꿀벌 100만 마리가 올봄에 모은 꿀이 무려 600㎏가량이다.
국회도서관 옥상까지 꿀벌이 올라온 사연은 이렇다.
올 초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 당선인)는 국회사무처에 '국회 양봉환경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봉침 애호가로 유명한 주 원내대표는 "도심에 꿀벌이 사라지면서 꽃의 수분이 안 되고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국회 경내에 양봉장을 설치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에선 국회의사당 옥상에 위치한 벌통과 매년 열리는 채밀행사가 관광 명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참고했다. 프랑스 국회는 도심양봉 차원에서 벌통 3개를 옥상에 들여와 매년 꿀 150㎏을 수확하면서 동시에 국회 정원의 꽃이 만발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벌통의 설치와 관리는 안상규 벌꿀연구소가 맡기로 했으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벌에 쏘일 우려로 인해 헌정기념관 등 국회 경내 일부 건물들이 벌통 설치에 난색을 표한 탓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도서관 옥상으로 입지가 결정됐고, 곧이어 꿀벌 100만 마리가 있는 3단짜리 벌통 12개가 나란히 설치됐다. 한 통에 꿀벌 9만2천~9만3천 마리가 거주한다.

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는 "여의도의 유실수 70%가 곤충이 있어야 수정을 하는데 꿀벌이 없어 꽃이 피더라도 과일을 맺지 못한다"며 "꿀벌 100만 마리가 있으면 반경 5㎞ 내 유실수의 수정 확률이 100%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가 '민의의 전당'에 벌통을 들여온 것도 국회를 중심으로 한 서(西)여의도의 도시생태를 복원하고 양봉 등 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채취한 꿀은 국회 청소근로자 등에게 무상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생태계 복원의 부산물로 얻은 꿀은 국회를 청소해주시는 분들께 나눠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꿀벌로 인한 쏘임 사고를 당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꿀벌은 협동을 상징한다. 곧 개원하는 21대 국회는 꿀벌처럼 협치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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