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호영(feat. 안상규벌꿀) 제안…국회도서관 옥상 꿀벌 100만마리?

21일 채밀행사…국회 청소근로자에 무상증정
주호영 원내대표 아이디어로 지난 2월말 설치
"꿀벌 자취감춘 여의도 생태계 복원이 목적"

국회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벌통. 안상규벌꿀 제공
국회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벌통. 안상규벌꿀 제공

오는 21일 국회에서 아카시아 꿀 채밀(採蜜)행사가 열린다. 지난 2월 말 국회도서관 옥상에 조용히(?) 둥지를 튼 꿀벌 100만 마리가 올봄에 모은 꿀이 무려 600㎏가량이다.

국회도서관 옥상까지 꿀벌이 올라온 사연은 이렇다.

올 초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 당선인)는 국회사무처에 '국회 양봉환경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봉침 애호가로 유명한 주 원내대표는 "도심에 꿀벌이 사라지면서 꽃의 수분이 안 되고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국회 경내에 양봉장을 설치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선 국회의사당 옥상에 위치한 벌통과 매년 열리는 채밀행사가 관광 명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참고했다. 프랑스 국회는 도심양봉 차원에서 벌통 3개를 옥상에 들여와 매년 꿀 150㎏을 수확하면서 동시에 국회 정원의 꽃이 만발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벌통의 설치와 관리는 안상규 벌꿀연구소가 맡기로 했으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벌에 쏘일 우려로 인해 헌정기념관 등 국회 경내 일부 건물들이 벌통 설치에 난색을 표한 탓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도서관 옥상으로 입지가 결정됐고, 곧이어 꿀벌 100만 마리가 있는 3단짜리 벌통 12개가 나란히 설치됐다. 한 통에 꿀벌 9만2천~9만3천 마리가 거주한다.

안상규 대표
안상규 대표

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는 "여의도의 유실수 70%가 곤충이 있어야 수정을 하는데 꿀벌이 없어 꽃이 피더라도 과일을 맺지 못한다"며 "꿀벌 100만 마리가 있으면 반경 5㎞ 내 유실수의 수정 확률이 100%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가 '민의의 전당'에 벌통을 들여온 것도 국회를 중심으로 한 서(西)여의도의 도시생태를 복원하고 양봉 등 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채취한 꿀은 국회 청소근로자 등에게 무상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생태계 복원의 부산물로 얻은 꿀은 국회를 청소해주시는 분들께 나눠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꿀벌로 인한 쏘임 사고를 당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꿀벌은 협동을 상징한다. 곧 개원하는 21대 국회는 꿀벌처럼 협치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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