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LG, TV 이어 에어컨도 불꽃튀는 신경전

거실엔 세로, 안방엔 가로…구석구석 알아서 청소까지
실외기 일체형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도 인기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DB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DB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여름 가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가 최대 250만대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분야에 이어 에어컨에서도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점유율 90% 육박…멀티형 에어컨이 대세

대구 이마트 7개점 매출 분석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신장률을 보이며 더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해 에어컨 트렌드는 벽걸이와 멀티형 에어컨이다. 기존 스탠드형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에어컨 전체 매출에서 11.4%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6.8%로 4.6포인트(p) 줄었다. 반면 벽걸이형과 멀티형 에어컨은 각각 2%, 2.6% 늘었다.

멀티형 에어컨이란 1대의 실외기로 2대 이상의 실내기를 운전 할 수 있는 에어컨을 말한다. 멀티형 에어컨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거실에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안방에는 벽걸이형 에어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벽걸이형의 경우 1, 2인 가구의 선호도가 높고 전체 매출에서 84%를 차지하는 멀티형은 스탠드형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4인 가구의 선택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트렌드는 '청결 관리'와 '인공지능'

에어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자 삼성과 LG, 캐리어, 위니아 등 에어컨 업체들은 각사가 자랑하는 고유의 기술력을 어필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삼성과 LG의 에어컨 신제품의 공략 포인트는 '청결 관리'와 '인공지능'이다. 삼성은 내부를 쉽게 열어 직접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꿨고, LG는 내부를 열지 않아도 자동 청소하는 기능을 넣었다.

지역의 상반기 매출은 LG가 조금 더 선전하는 모양이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LG 에어컨 판매 대수는 115개로 전년 같은 기간(89개)보다 약 30% 증가했다. 삼성은 137개로 LG보다는 많지만 전년도 판매량 180개에는 못 미치는 모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대상인 벽걸이 1등급 모델 추가 구입 증가로 LG전자의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직접 닿지 않는 무풍냉방…디자인이 강점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3멀티' 패키지. 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DB

삼성의 신제품은 스탠드형 제품 '무풍에어컨 갤러리'와 '무풍에어컨 벽걸이 와이드'가 있다. 삼성의 무풍에어컨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무풍 냉방으로 노년층과 아이를 둔 가정에 특히 인기다.

에어컨 내부 3개의 팬이 만드는 강력한 냉기와 하단의 서큘레이터 팬이 만드는 순환 기류가 풍성한 냉기를 집 안 구석구석 빠르게 채워준다. 전기료가 최대 90% 이상 절약되는 무풍 냉방은 전기세 부담을 느끼는 가정에도 인기다.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가구 같은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컨 외부의 패널을 손쉽게 분해할 수 있어 내부도 직접 청소할 수 있다. 에어컨에 내장된 습도 센서에 따라 10분씩 최대 30분까지 총 3회에 걸쳐 자동으로 청소, 건조하는 자동청소건조 시스템을 갖췄다. 더 똑똑해진 빅스비의 음성인식으로 음성명령만으로 다른 가전 기기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LG, 알아서 청소하는 필터 클린봇…캐리어와 위니아도 강세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LG 휘센 씽큐 에어컨'. LG전자 제공. 연합뉴스DB

LG는 듀얼 냉방 에어컨이 인기다. 1.1평 더 커진 냉방성능으로 더욱더 빠르게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주택 트렌드인 베란다 확장, 천장을 높인 구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폭염에 대비해 일반 냉방 대비 4℃ 더 낮은 바람으로 빠르게 냉방 해주는 아이스쿨파워 기능과 함께 멀리까지 바람을 보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아이스롱파워기능은 LG가 자랑하는 에어컨의 장점이다.

청소 기능도 강화했다. '필터 클린봇'은 에어컨 필터의 먼지를 1주일마다 알아서 청소하고, 바람을 만들어내는 팬을 살균하는 UV-LED 팬 살균 기능과 운전을 정지시키면 자동으로 건조가 시작되는 '자동건조시스템'도 도입됐다.

냉방 모드와 온도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은 씽큐, 허브, 네이버 클로바 등 다양한 기기와도 연결된다.

이 밖에도 에어컨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캐리어의 에어로 18단 에어컨은 5단부터 18단까지 바람 단계를 세분화하면서 고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위니아의 둘레바람 에어컨은 간접풍 방식을 더욱 강화했다. 두 제품 모두 삼성, LG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격 합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홀로 계시는 고령층이 특히 많이 찾는 제품이다.

◆실외기 일체형과 서큘레이터도 급등

실외기 일체형인 창문형 에어컨. 이마트 제공. 연합뉴스DB
실외기 일체형인 창문형 에어컨. 이마트 제공. 연합뉴스DB

2020년 또 다른 에어컨 트렌드는 이동식, 창문형 에어컨 수요의 증가다. 올해는 중소 가전업체들의 영역이었던 이동식 에어컨에 LG가 신제품을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동식,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일체형이라서 따로 실외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창가에 설치해서 더운 바람을 외부로만 배출하면 된다. 직접 설치가 가능해 설치비가 들지 않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소음이 단점으로 꼽히며 시원함도 일반 에어컨보다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 이동식 에어컨을 좀 더 개선한 제품이 창문형 에어컨이다. 더운 바람을 호스로 빼내는 이동식과 달리 창문에 직접 설치하는 게 특징이다. 소음과 냉방 기능이 조금 더 낫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서큘레이터의 매출 급증도 올해 냉방 가전의 트렌드 중 하나다. 실제 대구 이마트 매출 분석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서큘레이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7.5%를 기록하며 급신장세를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 "대구 월배점의 경우 이마트 전국기준 서큘레이터 매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국내 에어컨 보유율이 90%에 육박하면서 공기 순환에 효율적인 서큘레이터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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