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칼럼] 재미없는 투자가 성공한다

우리는 보통 무슨 일이든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성공한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에 있어서는 이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많은 투자자들이 주변의 권유 혹은 지인들이 주식투자로 수익이 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 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서 투자했는데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대부분 돈을 버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때부터 신세계를 접한 흥미로움에 투자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 때 쯤부터는 책도 찾아보고 경제뉴스도 챙겨보면서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보다는 손실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있게 투자를 시작하고, 관심을 가지고 나름 공부도 하면서 투자를 하는데 왜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걸까?

투자에 실패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중요한 하나가 바로 아이러니하지만 '투자에서 재미를 찾았기 때문'이다.

과연 투자를 하면서 얻고 싶은 것이 수익인지 재미인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당연히 수익'이라고 하겠지만 사실 투자를 하다보면 수익만큼이나 큰 변동성에 내재된 짜릿함에서 재미를 찾는 경우가 많다.

연 1%대에 불과한 예금 이자를 생각하면 5%만 수익이 나도 사실 큰 수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수십 퍼센트의 수익률이나 원금의 몇 배가 되는 수익 소위 '잭팟'이 터지기를 기대한다.

문제는 이런 짜릿한 수익률을 주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투자처를 찾다보면 회사의 재무 상태나 현재의 시장상황을 살피기보다는 화려한 이슈만을 쫒아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투자를 하게 된다. 기대가 높은 만큼 큰 손실을 경험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교수는 "투자란 페인트를 칠한 뒤 마르기를 기다리고 잔디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지루한 일이다"고 했다.

실제로 과거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상승했던 기간만큼이나 조정 받거나 하락하는 지루한 기간이 꽤 길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투자를 시작하면 단시간에 주가가 급등하기를 기대하고, 예상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거나 단기간 하락할 경우 금방 싫증을 내고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 또 다른 투자처를 찾아다닌다. 그러다보면 처음 투자했다가 팔아버린 종목은 보란 듯이 상승해있고 내가 새로 투자한 종목은 재미없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서창호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서창호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투자에서 성공한 대가들은 대부분 분산투자하고 장기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집중투자보다 분산투자가 재미없다. 또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가 더 지루하다. 즉 진정 수익을 원한다면 재미없고 지겨운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과연 지금 당신은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싶은지 재미를 느끼고 싶은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예전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서창호 DGB대구은행DIGNITY 본점PB센터 PB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