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등 예능학원이 코로나19 확산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표정 확인이 중요한 강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마스크 착용에 소홀한 점이 이유로 꼽힌다.
3일 대구 한 연기학원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곳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수강생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해당 연기학원 원장은 "확진자 발생 후 학원에 나오는 수강생이 절반밖에 안된다. 최근 학원을 그만두겠다, 환불해달라는 요청도 많은 상황"이라며 "일부 학원에서 기본적인 방역 지침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피해가 연기학원 전체로 번지고 있다. 집단제한 행정조치에 따른 피해도 있지만 연기학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뼈아프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연기학원 수업 특성상 비대면 강의가 어렵고 강의 과정에서도 표정 확인이 중요해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7월 이후 대학교 입시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각종 대회가 몰려 있어 방역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구 한 뮤지컬학원 강사 A(25) 씨는 "연기 수업할 때는 발음이 중요하다 보니 입 모양을 자세히 본다. 노래할 때도 입이나 얼굴을 보면서 해야 해 마스크를 벗고 수업할 수밖에 없다"며 "기계를 통해 나는 소리와 직접 듣는 소리가 달라 비대면 강의를 하기도 어렵다. 표정연기도 대면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무증상자가 많아 방역지침을 지키더라도 확진자를 막을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3일 확진자 9명이 발생한 모그아카데미 이재덕 원장은 "2월 이후 방역지침에 맞춰 소독과 방역, 명부작성, 발열 체크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지만 확진자 중 상당수가 무증상자로 미리 가려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학원에서 방역 봉사단을 구성해 자율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수업 중 투명마스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동화 대구시학원총연합회장은 "대구시, 대구시교육청과 협의를 마쳤고 이르면 다음주 중 봉사단을 발족해 자체 방역에 나설 예정"이라며 "연합회에서도 연기학원은 현실적으로 일반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마스크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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