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확 바꿔놓았다. 이제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대부분 대학에서는 수업과 시험이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휴가를 보내는 풍속도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언택트(비대면·비접촉)로 대표되는 이런 변화는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로도 지속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산업의 생태계를 선점하면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새로운 노동방식'이 된 재택근무=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업무 환경이 바뀌면서 오프라인 사무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 위주로 시행하던 재택근무가 공공기관, 대기업까지 번지며 '뉴노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개월간 재택근무를 했다는 김수향(32) 씨는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어서 좋다"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임시 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보편화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5월 말부터 주 1회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주중 하루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도훈(45) 씨는 "재택근무는 업무 능률 면에서 장점이 많다"며 "재택근무·유연근무제는 업계 전반에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입사원은 정기공채보다 수시채용으로=올해 들어 없어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신입사원 공채'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제는 과거와 같은 대기업의 대규모 공개채용은 더는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LG그룹, KT 등은 올해부터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펙보다도 실적에 따른 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의 인원을 채용해 육성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직군의 인원을 바로 채용하는 형태로, 이는 곧 신규채용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배송·배달은 유례없는 호황=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 가장 증가한 업종은 '배송' 분야이다. 특히 '배달음식' 분야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의 지난 3월 결제 추정금액 합산은 1월 대비 4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이크아웃의 비중도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20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음식점에 방문하는 횟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81%에 달한 것과는 달리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통한 음식 구매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44.9%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 1월 12조 3천900억원, 2월 11조 9천6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6%, 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프라인 업체들의 매출은 감소세가 가팔랐다.

◇ 대학은 비대면 수업·시험=학교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2020년 3월 2일 한국의 초중고생 540만 명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감염 확산 우려로 4월 9일에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원격교육'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대학은 대부분의 수업·시험이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비대면 수업에 따른 강의 질 저하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은 등록금 환불 요구로 이어졌다. 시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부정행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학생 정혜정(20) 씨는 "지난 1학기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며 "시험 부정행위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학가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이번 사태가 미래 교육에 대한 논의를 촉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성적에서 절대평가 방식이 채택되면서 기존에 성적 줄 세우기를 강조하던 서열주의 방식에서 배움을 중시하는 숙달주의 방식으로 고등교육이 한 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큼 다가온 원격의료 시대=언택트 시대에 새삼 주목을 받는 분야가 '원격진료'다. 지금껏 원격진료는 도입을 외치는 기업의 진의가 의심됐고, 사람들의 건강이 원격의료로 인해 위협을 받게 될 것처럼 여겨져 지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의료는 본격적으로 논의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월 15일 원격의료에 대해 "기술 진보에 따라 비대면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거동이 불편한 국민이 신속하게 약을 처방받거나 화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정도의 비대면 의료는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