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딛고 세상과 즐거운 소통을 하는 2명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첫 번째 주인공은 포스코 본사(포항) 문서수발실에 소식을 전하는 '파랑새' 최향숙(49) 포스코휴먼스 과장이다. 파란 가방을 든 그녀가 문 앞에 나타나면 "파랑새님이 오셨네"라는 인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그녀는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행복한 소식을 담은 편지를 전한다.
20여 년 전 그녀는 지금과 같은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1997년 희귀난치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은 그녀는 합병증 등 병마와 싸우며 세상을 원망했다. 실명 위기까지 오자, 그녀는 "왜 하필 나냐"며 또 한번 가슴을 쳤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드디어 기회가 왔다. 포스코가 2007년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포스코휴먼스'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입사 후 거짓말처럼 응급실을 끊었다. 몸 통증이 줄자, 곧바로 봉사활동에 눈을 돌렸다. 2015년 베트남 집짓기를 계기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날이갈수록 속도를 더해갔다. 최근에는 '포스코행복나눔벽화단 여성지부장'까지 맡으며 봉사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요즘 그녀는 동료 장애직원들을 위해 수화교실도 다니고, 운전면허, 드론 등 새로운 도전에 여념이 없다.
최 과장의 꿈은 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한 진정한 멘토다. 자신이 겪었던 힘든 시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은 바람에서다.
두 번째 주인공은 최근 누적 조회수 760만회, 댓글 2만회 등을 기록하고 있는 허용호(54) 작가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지난 18일까지 장애예술인 10팀을 선발해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만들어 진행한 '만남이 예술이 되다' 프로젝트가 최근 그가 마친 무대다.
그는 대학시절 행글라이더를 타던 중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절망도 잠시, 대학시절 조소 전공을 살려 작품활동에 매달렸다.조소작가와 만화가, 동화작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비장애인 예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신체적 불편함 탓에 대중과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이에 포스코1%나눔재단은 허 작가에게 유튜버 임한올, 페이퍼아티스트 사랑과 함께 동화 '비밀이 사는 아파트'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허 작가는 주인공 화영이의 내레이션을 맡았고, 영상에 쓰인 웹툰도 직접 그렸다. 동화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76만 구독자를 보유한 성우 유튜버 임한올이 동화 구연에 나섰고, 페이퍼아티스트 사랑이 종이를 이용해 영상 배경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컬래버레이션 영상은 유튜버 임한올의 채널에, 허 작가의 사연은 포스코 공식 유튜브 채널인 '포스코TV'에 각각 공개됐다.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예술은 한계가 없는 것 같다", "마음을 적시는 작품이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허 작가는 최근 포항문화예술지구 '꿈틀로'에 입주해 조소 작업에 힘쏟고 있다. 허 작가는 "방송하고 달리 유튜브 영상은 오래 남아 작가 개인을 홍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 이번 프로젝트가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허 작가의 스토리 영상은 포스코TV(https://youtu.be/jBumILknyP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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