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체되는 세계의 리더들…코로나19로 희비 엇갈려

미국 트럼프, 일본 아베, 독일 메르켈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의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미치 스타디움에서 육사 생도들에게 둘러싸여 제121회 육사-해사 풋볼(미식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의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미치 스타디움에서 육사 생도들에게 둘러싸여 제121회 육사-해사 풋볼(미식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의 강국들이 지도자 교체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이 리더십의 명암을 갈랐다.

4년간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었다 놨던 '트럼프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미국의 역사에 있어 전무후무한 대통령이었다. 워싱턴 주류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파격적 행보로 취임 초부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란핵합의와 파리기후협약 등 각국이 수년간의 협상 끝에 공들여 마련한 합의를 한순간에 휴짓조각으로 만들며 세계를 혼란 속에 밀어 넣었다.

한국 역시 피해 가지 못했다.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을 무려 5배로 올려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결국 2020년 내내 협상이 표류를 면치 못했다. 중국과의 갈등 고조 역시 트럼프 시대를 규정하는 하나의 축이 됐다.

좌충우돌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무려 7천400만표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피즘'과 함께 2024년 대선 한복판에 재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오후 일본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검찰은 아베 전 총리를 조만간 직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오후 일본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검찰은 아베 전 총리를 조만간 직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아베 전 일본 총리는 7년 9개월에 걸친 2차 집권기를 지난 9월 16일 마쳤다.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는 재임 중 적극적인 정상 외교로 일본의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적 완화와 재정지출, 성장전략을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는 구상인 '아베노믹스'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

철옹성 같던 아베 정권에 파열구를 낸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19였다. 아베의 최대 정치적 유산으로 거론됐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년 연기됐고, '코로나 불황'으로 아베노믹스의 성과도 빛이 바랬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 자리의 단골로 15년째 재임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에서 16개 주 주지사들과 화상회의를 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6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비필수 업종의 상점과 학교 문을 닫는 등 봉쇄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에서 16개 주 주지사들과 화상회의를 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6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비필수 업종의 상점과 학교 문을 닫는 등 봉쇄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라선 메르켈은 이후 2009년 총선, 2013년 총선, 2017년 총선에서 내리 승리해 4차례 연임 총리에 이르렀다. 내년 10월 24일로 예정된 차기 독일 총선까지 완주하면,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세우게 된다.

2018년 말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힘을 잃는 듯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위기가 터졌고 독일이 유럽의 방역 모범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시 위기 속 그의 리더십이 빛나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난민위기 등을 겪으면서 줄곧 위기 속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내년에 역대 최장수 총리로 아름다운 퇴장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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