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꾸로읽는스포츠] 대구 제2빙상장에 대한 기대

동계 복합 체육관에 간이 경기장 필요…사용자, 미디어 고려해 설계 주문

대구시가 제2빙상장 건립부지를 확정한 가운데 지역 동계 스포츠 관계자들은 제2빙상장이 어떻게 건립될 것인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대구실내빙상장에서 대구 대표 선수들이 전국동계체육대회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대구실내빙상장 제공
대구시가 제2빙상장 건립부지를 확정한 가운데 지역 동계 스포츠 관계자들은 제2빙상장이 어떻게 건립될 것인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대구실내빙상장에서 대구 대표 선수들이 전국동계체육대회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대구실내빙상장 제공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대구시가 제2빙상장인 '대구스마트빙상장'(가칭)을 지을 위치를 확정했다. 제2빙상장은 대구 동구 각산동 신서혁신도시 내 시유지에 건립되며 2022년 착공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대구스마트빙상장 건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를 시행하고 민간 자문위원회를 구성, 지난달 16일 열린 회의에서 부지를 확정 지었다.

대구시는 1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국내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규격으로 실내 체육관 성격의 빙상장을 지을 계획이다.

그동안 제2빙상장 필요성을 주장한 지역 체육계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어떻게 건립될 것인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 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체육계 자문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용자 중심의 빙상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용역 관계자들이 제2빙상장 건립의 당위성과 부지 위치를 강조했지만, 국가대표 출신의 빙상인들과 빙상협회 임원 등 민간 자문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날 자문위원들은 동구, 달서구, 수성구 등 부지 3곳의 위치보다는 부지 면적과 경제성(건립 조건)을 중요시했다. 이를 반영하듯 부지로 선정된 혁신도시 내 시유지는 7천397㎡로 후보지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고 기초 공사가 되어 있다.

제2빙상장 설계 용역에 반영되어야 할 우선 요소는 외형이나 미관이 아닌 내용물이다.

현재 대구시의 제2빙상장 계획안은 너무 단순하며 사업 예산도 부족하다. 북구 고성동의 대구실내빙상장 대체 시설 규모로 민원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체육인들은 1995년 만들어진 대구실내빙상장 규모와 시설로는 높아진 시민들의 동계 스포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실내 체육관 성격의 빙상장이 아닌 복합적인 동계 스포츠타운 건립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대구실내빙상장은 동계 종목 중 빙상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의 경기장·훈련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어느 종목도 만족할 수 없는 시설이다.

제2빙상장은 부지 여유가 있는 만큼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으로 나눠 만들어져야 한다. 동계 스포츠 선진국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관람석을 갖춘 주경기장은 빙상 종목 중심으로 사용하지만 컬링, 아이스하키, 아이스 공연 등 국제경기나 대형 이벤트 개최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2빙상장이 국제 규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각 종목의 국제 규격을 반영한 설계가 필요하다. 국제경기장으로 인정받으려면 당연히 미디어 친화적이어야 한다. 중계방송을 위한 카메라 위치 등 세심히 배려해야만 호평받는 국제경기장이 될 것이다.

동호인 수요를 고려하면 컬링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도 필요하다. 뼈대와 냉난방에만 중점을 둔 간이 경기장으로 추진하면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

대구는 컬링 대부로 불리는 김경두 전 경북컬링협회장이 1990년대 초반 국내에 가장 먼저 컬링을 도입해 보급한 곳이다. 당시 대구시의 관심이 조금만 있었다면 국내 최초 컬링 전용경기장은 경북 의성이 아닌 대구에 건립되었을 것이다.

대구에는 아이스하키 클럽도 활성화되어 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초·중학생 대상 클럽은 자체 대회를 치를 정도로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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