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기는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이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사랑을 주제로 하는 책 추천 요구를 종종 받습니다. 자신의 경험보다 친구나 대중매체로 접한 것이 많아 사랑이나 연애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전문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평소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두 권의 책은 누구라도 쉽게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입니다.

◆ 지구 종말 일주일 전, 사랑하기에 충분한가?
지구 멸망 일주일 전이라면, 여러분은 무엇을 할 생각인가요? 김동식 소설집의 표제작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SF 로맨스 소설로 지구가 거대한 혜성과 충돌하기 일주일 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충돌을 막기 위한 혜성 유도 폭탄 계획마저 실패해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고, 자신의 능력을 숨겨왔던 초능력자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모입니다.
경찰관인 주인공 김남우는 지구 멸망 6일 전이지만 순찰을 위해 거리로 나섭니다. 그리고 우연히 운명의 그녀, 홍혜화를 만납니다. 두 사람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가까워지고 이것이 종말의 힘 때문인지 의심합니다. 첫눈에 반할 순 있지만, 진짜 사랑에 빠지기에는 일주일이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로맨스는 일주일로 끝이 나는가 했는데,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책의 모든 단편에는 이런 반전의 요소가 있어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중학생도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니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지구 종말 일주일 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중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공부나 숙제 따위는 하지 않고 그냥 놀겠다, 맛있는 것 실컷 먹겠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모든 도시가 혼란 속에서 약탈이 일어날 것이므로 안전한 집안에서 조용히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지구 종말은 실제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개인에게는 누구나 종말이 있습니다.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하게 될까요? 매일 해야 하는 일들로 가득 찬 일상의 반복 속에서, 나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나요?
우리는 짧은 소설 한 편으로도 삶의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습니다. 자기 속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이라도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남 이야기하듯 자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SF8)와 책을 비교해 보는 재미는 덤입니다.

◆ 10대의 성과 사랑에는 심리학이 필요하다
청소년 관련 심리학 도서를 저술해 온 이남석 작가의 책 '저, 사랑이 처음인데요'는 '사랑이 막막한 십 대를 위한 심리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10대의 연애에 걱정이 많습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거나, 자칫 성적 행위로 이어져 책임지지 못할 문제를 만들까 노심초사합니다. 이렇듯 청소년들의 연애를 '불장난'과 같이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그 좋은 사랑을 왜 나중에 해야 하고, 공부는 당장 해야 하느냐며 불만이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많이 접하는 가요, 드라마, 영화, 웹소설 등의 단골 소재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들에게 사랑의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연애는 무엇이고, 독이 되는 연애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운동도 건강에 좋다고 막무가내로 하면 부상을 입는 것처럼, 사랑도 함부로 하면 마음을 다치거나 부상을 입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행복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심리학적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사랑할 줄 몰랐던 자신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얻게 된 교훈을 담았다고 밝힙니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만 있었지 사랑의 기술과 방법, 표현을 몰랐던 우리 어른들처럼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연애 심리학이 필요해 보입니다. 책을 핑계 삼아 부모님의 인생 이야기와 자녀의 친구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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