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리 시인의 연서(戀書), '당신은 첫눈입니까'가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시집 속 눈에 실려 옛 기억이, 옛 사랑이, 때로는 흑역사가 역류성 식도염처럼 울컥 올라온다.
61편의 시가 실렸다. 시 구석구석에 서로간의 접점이 없는 영역과 그 사이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문장들이 박혀 있다.
애오라지 시로 승부하겠다는 용맹한 편집이다. 오직 눈(雪)만으로 직관자의 온 생애를 불러오는 눈의 속성과 사뭇 닮았다. 예의없는 첫사랑을 마구잡이로 소환하는 폭설이면 곤란하겠지만 소멸하기에 부질없는 첫눈일지도.
눈처럼 흩날리던 연서의 시구는 읽는 이에게 소복소복 쌓인다. 도화지처럼 하얀 눈밭 위에 지금 우리의 모습을 비춰본다. 조대한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시의 깊은 이해를 돕는다. 155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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