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새해 초부터 '위력'을 발휘하며 홍콩 사회를 얼어붙게 했다.
홍콩 경찰은 6일 오전 7~8시 동시다발적으로 검거작전을 펼쳐 범민주진영 인사 50여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언론과 체포된 이들의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이들에게는 홍콩보안법 중 국가전복을 꾀한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의 검거 작전은 홍콩보안법 시행 6개월여만에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6개월간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이는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와 학생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를 비롯해 총 40명이었다. 이 중 지미 라이를 포함해 2명이 기소됐다.

그러나 해가 바뀌자마자 하루아침에 50명이 넘는 인사들이 한꺼번에 체포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정오 현재 53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민주진영 인사들과 같은 혐의를 받는 외국인도 체포됐다.
미국인 변호사가 다른 범민주진영 인사들과 함께 국가전복 혐의로 이날 오전 검거됐다.
이미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수감 중인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에게도 국가전복 혐의가 적용돼 경찰이 그의 자택을 수색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인 연구원 마야 왕은 로이터통신에 "오늘의 대규모 검거는 중국 당국이 홍콩에 남아있는 민주주의의 겉치레마저 제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또다시 홍콩에서 저지른 과오에서 배운 게 없다"면서 "탄압은 저항을 만들고, 수백만 홍콩인들은 선거에 출마하고 투표할 권리를 위해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망명을 신청한 홍콩 민주화 인사인 네이선 로(羅冠聰·26)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보안법에 의한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탄압이 또다른 수준으로 강화됐다"면서 "홍콩인들은 이 증오를 기억해야한다. 홍콩보안법을 여전히 지지하는 이는 누구라도 홍콩인의 적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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