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몇몇 국가에서는 접종이 시작됐지만 끊임없는 변수들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요즘, 새해를 맞아 하루 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대한다는 인사를 많이 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는 평범한 일상들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으로 코로나 블루에 이르렀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보고자 언택트, 집콕 챌린지, 코쿤족,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 홈코노미 등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제 삶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뉴노멀'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초기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는 장르별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유튜브, 네이버라이브, VR영상 등 '언택트 공연, 랜선 전시' 등으로 발 빠르게 대처해 새로운 관람 문화를 형성했다. 실제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체감하는 것과는 견줄 수 없지만 현장에 가지 않고 공연과 전시에 동참하는 관객들은 문화 단절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은 소수의 선택되어진 문화라는 인식이 높고,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예술적 경험을 향유한다는 것이 비수도권 거주자들에게는 물리적·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코로나로 보편화된 랜선 문화와 미디어의 편리성으로 지역과 국가의 경계도 무너지고 동시대의 문화만이 공존하고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전 세계 주요 미술관들이 문을 닫은 시점에 미국 로스엔젤레스 폴 게티 뮤지엄은 트위터를 통해 명작들을 재현해보는 'Getty museum challenge'를 진행했다. 각국에서 패러디한 작품들의 기발하고 이색적인 아이디어들은 트위터리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VR서비스는 관람객으로 채워진 전시장이 아닌 혼자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유튜브를 통해 전시 준비 과정과 유물의 언박싱 과정 등을 공개하여 그간 보지 못하였던 전시 이면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대구미술관은 언택트 전시뿐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나의 예술세계'를 제작해 지역예술인을 알리는 데 힘썼다.
오프라인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시 준비 과정, 작가와 작품 스토리, 전시를 만드는 사람들의 소개와 인터뷰 등 다층적 접근을 통해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켜 대중과의 거리 좁히기가 시작되었다. 랜선 문화는 문화예술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자구책이었지만 도리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으로 6조8천637억원이 편성됐는데, 이 중 문화예술 부문이 전체 예산의 32.3%인 2조2천16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종사자들은 공공성을 기반에 둔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전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때가 됐다. 대중들이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눈과 귀에 맞는 예술을 발견하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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