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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넘나든 붓끝…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전

박대성 화백, '임서'(臨書) 작품 등 40여 점 전시

박대성 화백이 통일신라시대 명필 김생의 글씨를 임서(臨書)한 대형 작품이 전시돼 있는 솔거미술관 제4전시실 모습. (재)문화엑스포 제공
박대성 화백이 통일신라시대 명필 김생의 글씨를 임서(臨書)한 대형 작품이 전시돼 있는 솔거미술관 제4전시실 모습. (재)문화엑스포 제공

경주 솔거미술관 전시실에 길이 20m 대형 서화 작품이 내걸렸다. 한국화가 박대성 화백이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모사한 작품이다. 또 다른 전시실에선 박대성 화백의 작업 모습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온다. 박 화백은 영상에서 "서(書)와 화(畵)는 다르지 않다. 한국화의 본질은 진정성에서 시작된다"며 그림을 대하는 자세를 이야기한다. (재)문화엑스포가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전이다.

이번 전시는 박대성 화백이 자신만의 독창적 정서와 필법이 담긴 서예작품과 한국화를 탄생시키기 위해 옛 명필의 글을 필사하며 연습한 '임서'(臨書), 그림을 따라 그린 '임모'(臨摹) 작품 등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전통적인 한국화의 정서와 제작 방법, 옛 글과 그림이 주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서화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제1전시관에서는 작품을 위해 고뇌하는 박 화백의 모습과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섬세한 손놀림 등을 생동감 있는 영상으로 구현한 '필법'을 선보인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철학, 정신자세 등을 박대성 화백의 목소리로 직접 전하며 관람객을 매료시킨다.

제2전시관은 서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조선시대 문인 추사 김정희와 통일신라시대 서예가 김생을 비롯한 옛 명필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로 꾸몄다.

제4전시관에선 길이가 20m에 이르는 족자를 천장에서부터 바닥을 가로 지르며 펼쳐놓은 임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종이 위 붓으로 쓴 글자 수 만큼이나 압도적인 탄성을 자아낸다.

이 밖에 감각적으로 쓴 한시와 조선시대 여성의 단아함을 표현한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신작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류희림 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제작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전시관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관람객에게 더욱 깊이 있는 감동을 주려고 노력했다"며 "다양하고 의미 있는 전시를 통해 지역 미술 발전을 선도하는 공립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대성 화백은 전통 한국화 재료와 화법 등에서 차용한 여러 방법을 종합해 전통 수묵화를 시대의 감각에 맞게 재해석한 독자적 화풍을 개척해왔다. 지난해 10월엔 '2020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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