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숙현이가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들의 엄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전 감독, 장윤정 전 주장 등 가해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 지난 29일.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56) 씨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원 형량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딸이 입은 피해에 비해 형량이 너무 적게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김규봉은 팀의 최고 책임자임에도 구형량(9년)에서 많이 감형된 점이 아쉽다. 특히 장윤정은 가해자 중 제일 악행 강도가 심했다고 기억한 피해 선수들이 많다"며 "숙현이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장윤정에게 당한 듯했는데, 최근에서야 딸의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죄질에 비해 형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환 전 선수를 제외한 가해자들은 범행을 부인하다가 수사와 재판이 시작된 후에야 뒤늦게 반성한다며 선처를 구했다. 이를 두고도 최 씨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반성할 사람이었으면 처음부터 그런 일을 안 저질렀어야 했다. 지난주 법정에서 김규봉이 우리를 향해 무릎을 꿇었을 때도 가족들은 가식으로 느꼈다"고 했다.
최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7개월. 가족들은 딸을 그리워하며 하루도 마음 편히 잠을 이룬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할머니, 아내 모두 숙현이가 떠난 뒤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슬픔을 이길려고 농사라도 지으며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며 "TV에서나 길을 가다가 어린 아이들을 보면 문득 숙현이의 옛날 모습이 떠올라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최 씨는 "자칫 묻힐 뻔한 사건이 언론과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최 씨는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해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부모로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딸이 좋은 곳으로 갔는지, 혹시나 구천을 떠돌고 있는 건 아닌지 늘 걱정이 됩니다. 이제 숙현이가 남은 몫은 가족들에게 남겨 놓고 하늘에서 편히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이들의 엄벌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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