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도시 대구'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가 10여 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바이오 클러스터들과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구경북 의료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미미한 수준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부터는 첨복단지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마저 줄어들 예정이고 전남 화순이 국내 3번째 국가 첨복단지 유치에 나서는 등 대외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
현재 첨복단지 내에 입주한 의료 관련 기업과 연구소는 83개인데 이 가운데 63개가 직원 10명 미만의 초미니 기업이라는 점은 첨복단지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같은 시기에 첨복단지를 유치한 충북 청주시 오송에 질병관리청 등 6대 국책기관과 217개 의료기업·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것과 너무나 비교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유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들어서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를 꿈꾸는 인천 송도와는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2018년 기준 대구 의료산업의 전국 비중이 생산액 1.1%(전국 11위), 종사자 수 2.1%(전국 10위)로 초라한 성적을 낸 것은 첨복단지의 현주소와 별개로 해석할 수 없다. 첨복단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 햅디캡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기업 유치 및 전문 연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문 연구원들의 이직이 빈번하다고 한다.
부진의 일차적 책임은 대경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2009년 지역사회가 지리적 핸디캡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첨복단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사회는 첨복단지를 조성하면 지역 의료산업에 날개가 달릴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만 가졌을 뿐 정작 첨복단지 유치 이후에는 관심을 소홀히 했다. 이대로라면 첨복단지엔 미래가 없다. 정부와 대구시, 경북도, 지역 정치권, 지역 의료계의 관심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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