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립습니다. 경산 한 사과 과수원집 딸로 태어난 어머니는 결혼 후 우리 남매를 낳으시고 훌륭하게 키우셨습니다.
제 고향은 연꽃이 피는 마을 동구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모여 자치기, 구슬치기, 연날리기하고 자랐습니다. 친구들과 뛰어놀고 허기져 집에 가면 항상 따스한 밥을 내주시던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비오는 날 논두렁에 미꾸라지를 잡으면서 친구들과 장난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내 나이 불혹이 넘으니 더욱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아버지께서 저 멀리 중동 국가로 일하러 가실 때 엄마 손을 잡고 비포장도로를 걸어 갓바위에 올랐던 기억도 아직 생생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경대 동문에서 미나분식이라는 가게를 하셨는데,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 빵과 부침개를 해주셨습니다. 참 행복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합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막걸리 빵은 아직도 생각이나 먹곤합니다. 그때 어머니가 해주신 똑같은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또 약밥과 감주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 드시지 않던 어머니 오늘 더 보고 싶습니다. 또 어린 시절 허약체질이었던 저를 위해 꼬리곰탕을 자주 끓여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정성 덕분에 건강히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어머니는 가마솥에 누룽지와 숭늉을 해주시고 숯불에 고구마 감자를 삶아 주신 뒤 자식들을 위해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때는 왜 어머니가 드시지 않았는지 몰랐지만 세월이 지나 나이가 들어가니 자식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알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장사를 마친 뒤 늦게 들어오시면 숙제를 하다 잠든 동생과 저의 이불을 조용히 덮어 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풀빵을 사다 주시기도 했는데 동생과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풀빵이 그 시절 우리에겐 꿀빵이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칼국수를 참 좋아하셨는데, 가끔 목이 마르면 막걸리도 한 잔씩 하셨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흥도 많으셔서 이모, 삼촌들과 모이면 막걸리 한잔에 노래를 잘 부르시던 분입니다.
어머님의 가르침으로 동생은 음료수 공장 회장으로 성공했습니다. 동생은 저멀리 옥스퍼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성공한 기업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더 분발해 어머니 말씀처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살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어머니.
언제나 보고 싶은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는 청송에서 전원생활을 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진보 보건소에서 구급 조치를 하고 안동병원 가는 길에 구급차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아직도 생각만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장례는 안동병원에서 진행했습니다.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 살아 있어 보고 싶은 우리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시 한 편을 바칩니다.

그리운 어머님/서상진
어머님,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어머님, 어머님! 우리 어머님
그리운 어머님의 마음은 혜량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당신의 사랑 앞에 불효자는 오늘도 목놓아 불러 봅니다.
해와 별이 지고 뜨기를 거듭할수록 어머님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늘 자식 잘되길 기도하시던 인자하신 어머님의 모습이 둥근달처럼 포근히 떠오릅니다.
어머님의 은혜는 무한대의 사랑과 자비심을 가지신 부처님의 마음과 같습니다.
어머님,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극락정토 부처님 도량에 계시나요.
어머님, 말씀해 주세요.
인간은 생로병사를 피해 갈 수 없는 존재로 언젠가는 기억과 추억만 남기고 떠나게 됩니다.
나이 들수록 어머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 개울 되어 흘러갑니다.
아들 여산 서상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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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역 사회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관 [그립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귀중한 사연을 전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시거나 연락처로 담당 기자에게 연락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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