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해외 나가기가 어려운데 가상 전시관 둘러보니 굳이 바다 건널 필요가 없겠네요."
15일 대구 동구 대구무역회관 4층에 마련된 '자동차부품·기계 VR 체험존' 이용객들은 기존 오프라인 전시관에서 수출 제품을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몰입감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는 이날 지역최초로 3D·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공간에 가상의 도시를 만들고 상신브레이크, 세명기업 등 지역의 미래차부품·기계 수출기업 40개사의 아이템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지역기업이 수출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해외 바이어와 대면하지 않고도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기자는 직접 체험존에서 VR 고글을 착용하고 가상 전시회를 둘러봤다. 리모컨을 손에 쥐고 관심 있는 기업의 부스를 클릭하면 가상공간의 화면이 이동하고, 붉은색 아이콘을 누르면 동영상이 재생되면서 제품을 설명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번 가상 공간 제작에 참여한 실감형 체험 기술(Immersive Tech) 기업 올림플래닛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60도 회전하는 가상 체험공간이 많이 구축되고 있다"며 "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실제와 비슷한 공간감을 제공해 기업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VR 체험존 뒤편에 마련된 수출 상담 부스에는 지역기업들이 미주·유럽·동남아 등 해외 바이어와 화상회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가상 전시회가 열리는 온라인 공간(tkv2m.com)에서 수출 아이템을 둘러본 해외 바이어들은 관심 있는 기업 관계자와 화상으로 만나 수출계약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각종 밸브 부품을 생산하는 대구 스타트업 케이디밸브는 이날 1시간 넘게 인도 바이어에게 사업을 홍보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케이디밸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업체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가상 전시회로 편리하게 제품을 소개하고 바이어도 만날 수 있으니 이만한 기회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상 전시회는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
이번 전시회 바이어 섭외를 담당한 위진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가상 공간에선 24시간 제품을 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온라인 미팅도 진행 가능해 편리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무협 대경본부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역 기업들이 세계 12개국의 52개사와 112회의 상담을 통해 가시적인 수출계약을 맺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시회가 끝나도 가상 공간은 올해 말까지 유지한다.
김경민 무협 대경본부 팀장은 "100일가량 가상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공간 퀄리티를 높이려 수정을 거듭하며 노력했다"며 "추후 식품, 뷰티 등으로 가상 전시회 대상업종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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