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이 확산에다 봉쇄 완화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 다시 증가세

미국에선 2주 전보다 평균 확진자 11% 증가…메르켈 "전국 차원 봉쇄 조처 고려해야 할 수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필리핀 정부가 일부 지역에 강화된 봉쇄조처를 내린 가운데 방호복을 입은 정부 관리들이 29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필리핀 정부가 일부 지역에 강화된 봉쇄조처를 내린 가운데 방호복을 입은 정부 관리들이 29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봉쇄조치 완화 탓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미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6만1천545명으로 2주 전 평균치보다 11% 증가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몇 주 전부터 '3월 말에 확진자 발생 추이가 상향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NYT는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중이라는 경향만큼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영국·남아프리카발 변이가 감염자 증가에 영향을 줬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라며 "봄 방학과 여행, 방역 규제조치 완화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뒤 일정 지점에서 고점안정기를 시작해 머물러 있는 경우 다시 급상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점안정기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 더는 늘지 않지만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독일도 비상이 걸렸다. 독일에선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28일 기준 7일간 인구 10만명당 확진자가 130명을 기록해 전주(103명)보다 약 30% 늘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ARD방송에 출연, "각 주가 이런 심각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전국 차원의 봉쇄 조처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역시 지난 21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한 뒤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교도통신 분석에 따르면 27일까지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28개 도부현(都府縣)에서 직전 일주일보다 많았다. 이른바 '리바운드'(재확산) 국면에 접어드는 경향이 선명해졌으며 제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를 성급하게 해제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민영방송 TV도쿄가 26∼28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2%는 긴급사태 해제가 "너무 빨랐다"고 답했다. 해제 시점이 "타당했다"는 답변은 30%에 그쳤다.

필리핀 정부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9천명 넘게 나오자 다음달 4일까지 수도 마닐라를 비롯해 불라칸, 카비테, 라구나, 리잘 등 4개 주(州)에서 봉쇄령을 강화해 시행키로 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이 금지되며 10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된다.

또 호주 퀸즐랜드주 정부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확인된 브리즈번 일대에 봉쇄령을 발령했다. 음식·운동·직업·의료 등 필수목적 이외의 집밖 출입은 금지되고, 학교들은 문을 닫는다. 식당과 주점도 폐쇄되고, 테이크아웃 음식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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