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령인구 감소 해결책 될까'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양해각서 체결한다

세계 최처 수준 출산율 지속, 학령인구 급감, 교대 생존위기 ↑

부산대학교 정문.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정문. 부산대 제공

2021년 대학 정원 등록률이 줄어들며 지방대 소멸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산지역 거점국립대인 부산대와 부산교육대학교가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10년이내에 부산지역 초등학생이 40% 이상 줄어듦에 따라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31일 부산교대에 따르면 지난 30일 교수회의를 열고 이른 시일 내에 부산대와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교대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교수회의는 MOU 체결 결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해, 그 결과 과반수가 MOU 체결에 찬성했다.

두 대학간 통합은 부산대가 부산교대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교대는 현 캠퍼스에 유·초·중등·특수·평생교육 등 모든 교육 과정을 집약하는 '지역거점 종합교원양성기관'이 마련되면 '부산교육대학교' 학교 이름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교대는 올해 중으로 실무단을 꾸리고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교대 관계자는 "어떤 내용을 담아 MOU를 체결할지 정해진 건 하나도 없다"면서도 "지역거점 종합교원양성기관 구축을 목적에 두고 통합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학령인구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산지역 대학가의 원룸 공실율이 높아지자 집주인들이 건물 외벽에 대형 광고판을 내걸어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영남대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15일 학령인구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산지역 대학가의 원룸 공실율이 높아지자 집주인들이 건물 외벽에 대형 광고판을 내걸어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영남대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 학령인구 감소로 되살아나는 통폐합 불씨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간 통합은 과거에도 꾸준히 진행됐다. 앞서 부산대는 2006년 경남 밀양대와, 대구 경북대는 2007년 경북 상주대와 통합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한 경상국립대다. 경상국립대는 지난 1일 출범해 1대학 4캠퍼스(칠암·가좌·통영·창원) 체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대학간 통합은 교명 변경부터, 대학기구 행정절차, 대학구성원·졸업생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과거 부산대와 부경대, 또 최근에는 전국 9개 거점 국립대를 통합한 '한국대학교' 출범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여러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 저출산 쇼크가 새 국면으로 떠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27만 명선이다. 2010년 47만 명이었던 출생아가 10년도 안돼 20만 명이나 감소한 것. 오는 2023년에 초등 입학생 수가 39만 명에서 2024년에 35만 명으로 떨어지고 2026년 29만 명, 2027년 27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방안도 없는 상태라 자연스레 통폐합을 통한 대학 구조조정 방안이 다시 회자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도 권역별 교대의 통합 또는 지역거점국립대학과의 통합을 주문한 바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 되면 지방대학 대부분이 충원 경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대구시내 한 대학 도서관이 한산한 모습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 되면 지방대학 대부분이 충원 경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대구시내 한 대학 도서관이 한산한 모습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제주교대·제주대 통합은 어땠을까

교대를 종합대학 내 단과대로 편입한 사례로는 지난 2008년 통합한 제주대가 있다.

통합 전 제주교대는 교수 34명에 입학 정원 147명 규모였다. 대학회계 규모가 작은데다 정부 예산 지원이 보류돼 대학 시설 여건도 좋지 않았다. 교수들의 급여도 다른 교대의 80~90% 수준으로 한때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격해지면서 총장 없이 학교가 운영되기도 했다.

두 대학 통합 후 기존 제주교대 총장은 부총장·교육대학원장으로 격하됐다. 또 교무처와 학생처는 교학처로 통합되고 사무처장은 행정실장으로, 도서관은 중앙도서관 교육대학 분관으로 급이 낮아진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긍정적 변화는 예산 절감 효과다. 양 대학 통합으로 대략 5억 1000만 원의 예산을 아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학점 30개 강좌를 통합 운영할 수 있었던 점도 예산 절감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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