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군 낙동강 둔치 유채단지.
한반도 지도위에 유채꽃이 활짝 폈습니다.
남녘에서 북녘까지 샛노란 봄이 왔습니다.
물결치는 튤립도 형형색색 수놓았습니다.
액자는 초록빛 청보리, 13,200㎡(4천평) 캔버스에
'2021년 봄'이 그린 대작 '유채 축제' 입니다.
멋진 작품이지만 괜스레 작가가 얄미워집니다.
쓸쓸한 벤치, 텅빈 둘레길.
손길도 발길도 찾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던 빨간지붕 풍차도 멋쩍습니다.
흐드러진 꽃들도 이렇게 난감할 때가 없었습니다.
110만㎡(33만평). 단일면적 국내 최대라는
끝도 없는 노란 유채꽃 물결.
2년 전 방문객 126만 명. 경제 효과 536억 원.
떠들썩했던 창녕도 지금은 '빼앗긴 봄 ' 입니다.
한숨 돌리려던 지역 주민도,
꽃밭을 틀어막고 못 오게 말리는 공무원도
속이 말이 아닙니다.
가슴 졸이며 겨우내 가꿨는데 도리 없습니다.
소백산 철쭉도 의성 산수유도,
올해는 벌과 새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울진 대게도 호미곶 돌문어도
이번 축제는 비대면, 택배로 맛볼 일입니다.
열 두달도 훌쩍 넘긴 거리두기.
지친 마음을 봄볕에 쬐고 싶었습니다.
꽃에게 말이라도 걸고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어울려 혼자가 아님을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새봄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또 초대 받지 못했습니다.
심술난 코로나19가 변종으로 또 애를 태웁니다.
우울증 환자가 지난해 처음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봉쇄' 와 '경제 숨통'사이, 설 자리는 그 어디쯤인지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끝을 모릅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3월 29일 기준)
인구 1백만명 당 누적 사망 수
1위 영국(1,858),2위 이탈리아(1,787), 3위 미국(1,692).
대한민국은 85위(34명)….
"괜찮겠지"
코로나19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랍니다.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위험 대비 50세 이상은 10배,
80세 이상은 최대 690배 더 높다고 합니다.
거리두기는 생활 백신, 화이자·AZ는 의료 백신.
백신만이 코로나19를 무찌를 수 있습니다.
보고 계시나요 저 위대한 작품을.
시민들이 일군 K방역 현주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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