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이 내홍 조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는 등 '사면론'이 잇따르자 내부 비판이 쇄도하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재·보궐 선거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야당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재·보궐 선거 끝난 지 일주일 겨우 지나서 사면론을 꺼내니 주변에서 당신들은 역시나 또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는 쓴소리를 많이 해주셨다"며 "저당(국민의힘)이 좀 먹고 살만한가 보다라는 인상을 주기 너무 좋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권 혹은 대권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면서 "당 전반에 흐르는 정서가 사면 찬성론이 우세한 것은 맞지만, 초선들이나 쇄신을 하려는 의원 중에 사면이 시기상조라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전날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오세훈·박형준 시장의 전직 대통령 사면 요청에 대해 "임기 말이 되면 문 대통령도 국민 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낼 때가 올 거고 그때 대통령이 먼저 꺼내게 놔뒀어야지 왜 야당이 먼저 꺼내나. 전술적 실패"라며 "'아, 선거 이기더니 가장 먼저 하는 게 그거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20일에는 당내 최다선(5선) 중 한 명인 서병수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잘못됐다'는 요지의 주장을 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서 의원을 향한 사과 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서 의원은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면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같은 당 초선인 조수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대통령 탄핵'도 역사다.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의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 국민의힘이 진짜 변하고 있음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발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