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학교급식센터서 번 돈 서포항농협 운영비로?

당기순이익 적자 이유 드러나…센터를 하나의 지점으로 인식
작년에만 6억 넘는 자금 지출…"학생 먹거리 향상에 쓴 돈을"

포항시 북구 기계면의 포항학교급식지원센터. 서포항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8년째 포항지역 전 학교의 급식 납품을 독점하고 있다. 매일신문DB
포항시 북구 기계면의 포항학교급식지원센터. 서포항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8년째 포항지역 전 학교의 급식 납품을 독점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수억원의 영업이익이 나는데도 적자?"

경북 포항시가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해 서포항농협 포항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급식센터)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년 수억원의 영업이익은 나고 있지만 내부 운영비 때문에 적자라는 판단이 나왔다.

이번 결과는 급식센터에서 번 돈을 서포항농협 운영에 쓰면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매일신문 17일 자 8면 등)이 확인된 것이어서 서포항농협은 이에 따른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6일 본지가 확보한 '2020년도 포항시 학교급식지원센터 회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급식센터의 영업이익은 ▷2017년 5억8천600만원 ▷2018년 9억6천600만원 ▷2019년 16억2천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에 영업이익률은 4.16%(2017년)→5.59%(2018년)→6.99%(2019년)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원격수업이 늘어난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4억700만원(영업이익률 2.33%)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흑자 기조는 이어졌다.

반면 급식센터 당기순이익은 서포항농협의 영업외지출이 늘면서 2017년 1천100만원(이익률 0.08%), 2018년 1천300만원(이익률 0.08%), 2019년 2억9천600만원(이익률 1.27%)에 불과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적자(6천900만원)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낮은 것은 급식센터가 서포항농협에 기타 비용과 사업소 이자비용, 영농지원활동비 등을 지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급식센터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비용은 6억1천5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교육지원사업 9천500만원 ▷포항시장학회 기부금 1천100만원 ▷사업소 이자비용 1억6천200만원 ▷지도관리비분담 비용 3억4천7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도관리비분담 비용은 서포항농협 조합원의 영농지원 활동비 및 교육지원 인력 등에 대한 인건비를 지점별로 배당한 비용이다. 서포항농협이 급식센터를 하나의 지점으로 보고 자금을 지출한 셈이다.

포항 친환경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을 했던 한 관계자는 "급식센터와 서포항농협의 회계는 분명이 분리돼야 하는데, 보고서를 보니 하나의 기관으로 보고 돈을 쓴 정황이 뚜렷하다"며 "급식센터에서 번 돈은 아이들의 먹을거리 향상을 위해 환원돼야지, 다른 목적에 쓰이면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농협은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포항시의회 의원은 "보조금 책정 역시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을 게 아니라 영업이익을 토대로 해야 보조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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