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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털사 인종학살 100주기…바이든, 6월 1일 털사 방문해 생존자 면담

1921년 백인 폭도들, '블랙 월스트리트' 흑인타운 습격해 최대 300명 살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종 폭력사건으로 불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종 폭력사건으로 불리는 '털사 인종 대학살' 100주기를 앞두고 29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여성 경찰관이 무장한 시위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종 폭력사건으로 불리는 '털사 인종 대학살'(Tulsa Race Massacre)이 31일(현지시간)로 100주기를 맞는다. 털사 대학살은 1921년 5월 31일부터 이틀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시(市) 그린우드에서 백인들이 최대 300명의 흑인(2001년 오클라호마주 조사위원회 추정치)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그린우드는 당시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릴 정도로 부유한 흑인 동네였으나 이 사건으로 폐허가 됐다.

학살극은 당시 19살 흑인 구두닦이 청년 딕 롤런드가 흔들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17살 백인 소녀 세라 페이지의 몸에 손이 닿은 사건에서 시작됐다. 폭행 혐의로 기소된 롤런드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백인들은 롤런드에 보복하려고 모였고, 롤런드를 보호하려는 흑인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백인들이 숨졌다.

이에 분노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그린우드를 급습해 총격과 약탈, 방화를 벌였고 털사 경찰은 백인 폭도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며 흑인들에 대한 학살을 방치했다. 블랙 월스트리트의 1천200여 개 건물은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로 변했다.

털사 학살에서 살아남아 현재까지 생존해있는 피해자는 비올라 플레처(107)와 휴스 밴엘리스(100) 남매, 레시 베닝필드 랜들(106) 등 3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지난해 오클라호마주와 털사 카운티, 털사 시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지난 19일 미국 의회에 출석해 털사 학살을 증언했다. AP통신은 "털사 학살은 오랫동안 미국 역사에서 묻혀있었다"며 "기억되거나 (아이들에게) 가르쳐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일 털사를 방문해 생존자를 면담하고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배상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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