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포항 소각로 고온 수증기 분출 사고' 피해 노동자 3명 중 1명 사망

다른 피해자 1명도 위독한 것으로 알려져…소각시설은 7일부터 작업정지

7일 오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조 네이처이앤티지회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5일 소각로 고온 수증기 분출로 화상 피해를 입은 노동자의 형이 발언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7일 오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조 네이처이앤티지회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5일 소각로 고온 수증기 분출로 화상 피해를 입은 노동자의 형이 발언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경북 포항 네이처이앤티㈜ 폐기물 소각로 재처리 작업 중 화상을 입은 노동자 3명 중 1명이 끝내 숨졌다.

9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소각로 고온 수증기 분출 사고로 전신 90%에 2~3도 화상을 입은 A(46) 씨가 사고 사흘만인 지난 8일 오후 목숨을 잃었다.

A씨는 사고 이후 대구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화상 부위와 정도가 너무 심해 마약성 진통제로 겨우 고통을 달래는 등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조는 지난 7일 이번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이 사업장의 노동 환경은 안전과 거리가 멀었다"며 "1천도가 넘는 고열로 폐기물을 소각하면서도 작업표준서도 없고, 노동자가 안전을 확보할 공간과 시설도 전무했다. 이런 곳에서 이제껏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노동부 측은 지난 7일 오전 11시 20분 이번 사고가 발생한 1번 소각로를 비롯해 2번 소각로 등 소각시설에 대해 일괄 작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네이처이앤티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6일 오후 9시 13분쯤 노동부에 중대재해를 신고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사고는 소각로 설비 중 소각재가 떨어지는 통로가 막힌 것을 A씨와 B(38) 씨, C(29) 씨 등 3명이 기기 조작으로 뚫으려던 중 고온의 수증기가 이들을 덮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A씨는 숨졌고, B씨는 전신 80%에 2~3도, C씨는 하반신에 2도 정도의 화상을 입었다. 현재 B씨의 상태도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씨의 빈소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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