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Requiem)은 죽은 이의 안식을 기원하는 음악이다. 가톨릭에서 '죽은 사람을 위한 미사'에 연주되는 예식 음악으로 '진혼곡'(鎭魂曲)으로 번역된다.
레퀴엠은 처음에는 악기 반주 없이 목소리로만 이뤄졌던 아카펠라 음악이었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레퀴엠에 악기 반주가 덧붙여지기 시작했다. 고전시대에는 왕이나 귀족의 명령, 또는 청탁에 의해 레퀴엠이 작곡되었고, 낭만시기에 이르면 장례를 위한 전례음악의 성격을 넘어 그 자체가 감상을 목적으로 한 성격의 레퀴엠이 씌어지기 시작한다.
그 가운데 유명한 작품으로는 영화 '아마데우스'로 잘 알려진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비롯해 베를리오즈, 포레 등의 레퀴엠을 들 수 있다. 또 독일어 가사로 쓰여진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도 빼놓을 수 없는 걸작으로 꼽힌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모든 클래식 음악 중에서도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모차르트에게 이 곡을 위뢰한 이가 저승사자였고, 그렇기 때문에 모차르트가 이 곡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이 레퀴엠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모차르트가 마치지 못한 레퀴엠은 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나머지를 완성했다.
브람스는 존경했던 작곡가 슈만이 세상을 떠나자 큰 비탄에 잠겼다. 그리고 몇 년 후 어머니까지 잃은 브람스는 '독일 레퀴엠'을 작곡하게 됐다. 여느 레퀴엠이 라틴어를 가사로 하는 것과 달리 이 레퀴엠은 루터의 독일어 성경을 가사로 한다. 연주시간만 1시간가량인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브람스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이 레퀴엠은 미사를 위한 곡이 아니라 독일어 성경 중에서 발췌한 가사에 곡을 붙인 것이기 때문에 '독일 레퀴엠'으로 불린다.
베를리오즈의 '합창, 테너 독창, 관현악을 위한 레퀴엠'은 장례를 위한 전례음악의 성격을 넘어 그 자체가 감상을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다. 1835년 파리에서 일어난 대형 테러사건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국민추도식을 위해 작곡되었는데, 격정적이고 화려한 선율이 장례식의 엄숙한 분위기와 부조화를 이루는 듯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준다.
포레의 '혼성합창, 소프라노와 바리톤 독창, 오케스트라, 오르간을 위한 레퀴엠'은 서정적이고 따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곡이다. 이 작품을 감싸고 있는 따뜻한 공기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한다. 특히 소프라노 독창으로 이뤄진 4번째 곡 '자비로운 예수'는 천상의 노래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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