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재 수습에도 정신없는데”...2주 전 쿠팡 의장직 사임 두고 거짓 주장 난무

김범석 사임 두고 근거 없는 ‘뒷말’ 퍼져

19일 오후 경기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경) 빈소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가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경기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경) 빈소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가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 시점과 관련해 쿠팡에 대한 악의가 섞인 거짓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자리에서 내려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 측은 "김 창업자의 의장직 및 등기이사직 사임은 이미 3주 전에 이뤄졌으며 이번 화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창업자의 의장직 등 사임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발표 시점 때문이다. 쿠팡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 발생 5시간여 뒤인 오전 11시쯤 사임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김 창업자가 실제로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이다. 실제로 쿠팡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 창업자가 등기임원에서 사임한 날짜는 화재 발생 약 3주 전인 지난 5월 31일이며, 이 사실이 등기부등본에 반영된 날은 6월 14일이다. 화재는 6월 17일 오전에 발생했다.

화재 발생 당일에 쿠팡이 사임 사실을 발표한 것은 당일 오전 10시 44분께 한 경제매체에서 김범석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소방당국의 초진 완료 선언이 나온 데다 화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자 쿠팡은 오전 11시께 김 창업자의 의장직 등 사임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오후 12시 전후해 불길이 재 확산되었고, 이는 소방당국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와 같은 사실 여부를 무시한 채 쿠팡에 대한 거짓 주장이 쏟아졌다. 화재가 채 수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 직책 사퇴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게 적절치 못했다는 주장에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화재 발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의장직 등에서 사임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추측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화재 수습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수습 주체인 기업에 관한 악의정 주장이 난무하면서 수습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쿠팡 관계자는 "사퇴에 대한 발표가 원래 예정되지 않았는데, 화재 발생 후 한 언론에서 단독 보도가 나오고 나서 부득이하게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된 것"이라며 "김범석 창업자의 의장직 등 사임은 화재 발생 훨씬 전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은 화재 발생 이후 공식 성명 및 유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김범석 창업자와 강한승 쿠팡 대표가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김동식 소방령 빈소에 다녀갔다. 강 대표는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고 피해를 입은 많은 분께 사과한다"며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사고를 수습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또 고 김동식 소방령의 유가족과 덕평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20일 오전 발표했다.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들고, 덕평물류센터에 근무하던 1700여명의 상시직 직원들이 근무할 수 없는 기간에도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대책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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