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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산업자 변호, 박영수 특검 있던 '법무법인 강남'이 맡았다

박영수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 연합뉴스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43)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이 박영수 특별검사의 직전 소속이었던 법무법인(유한)강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가 박 특검에게 포르쉐 차량을 제공했다는 논란에 이어 이 사실까지 드러나자 김 씨와 박 특검의 '관계'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지난 4월 2일 116억 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한 김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씨는 2018년 6월부터 올 1월 사이 서울과 대구 등을 오가며 투자금 명목으로 7명에게 총 116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선박 사업에 투자하면 선주가 될 수 있고 수산물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몇 달 만에 3배~4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투자를 권해 한 번에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을 받아냈다고 한다.

매일신문 취재 결과 구속 기소된 김 씨의 변호를 맡게 된 건 다름 아닌 법무법인(유한)강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법인(유한)강남은 박영수 특검이 대표 변호사로 있던 곳이다. 박 특검은 2016년 국정농단 의혹 특별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법무법인(유한)강남의 대표이사이자 대표 변호사를 지냈다.

변호사로 현직에 있지 않지만 박영수 특검과 김 씨의 관계가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는 포르쉐 제공 논란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직원 명의로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10일간 빌린 뒤 박 특검 측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특검의 부인이 차를 포르쉐로 바꾸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김 씨가 박 특검의 자택까지 가 차를 넘겨 주는 '편의'를 제공했다고 한다.

박영수 특검 측은 "박 특검이 차가 필요하다고 해서 내가 김 씨에게 차량을 요청했다"며 "김 씨가 렌터카 업체를 운영한다고 해서 부탁했는데 박 특검이 '렌트비는 줘야지'라며 250만 원을 봉투에 담아줘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포르쉐 파나메라4의 렌트 비용 시세는 1일 약 40만 원 정도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유착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박영수 특검이 김 씨에게서 명절 선물로 서너 차례에 걸쳐 대게와 과메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특검팀 일원이기도 했던 이모 부장검사가 김 씨에게서 고가의 시계와 현금 등을 제공 받은 혐의로 입건된 까닭이다. 이 둘을 소개한 건 다름 아닌 박영수 특검이었다.

박영수 특검 측은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지역 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 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 씨에게는 이 부장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해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했다.

김 씨가 2016년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한 인물이란 점에서 박영수 특검을 향한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씨는 2008년∼2009년 사이 36명에게서 약 1억 6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2016년 6월 기소돼 구속된 바 있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박 특검이 사기 전과자와 이와 같은 관계를 맺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7년 5월 형이 확정되고 약 7개월 뒤 복역 도중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와 관련 박영수 특검은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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