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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 에티켓]<44>박인비의 손목·축·리듬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 박인비가 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 박인비가 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호령하는 박인비(33), 김세영(28), 고진영(26), 김효주(26)로 이뤄진 한국 여자골프 선수단이 올림픽 2연패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 선수단이 이들 4총사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마지막 종목이어서다.

2016년 리오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 박인비가 연습 라운딩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을 예고했던 대회 첫날, 보기 없는 버디 5개를 잡으며 공동 2위로 출발했다. 2라운드에서 5타 더 줄여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서고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모든 선수가 강한 바람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선두를 지키고 당시 세계 랭킹 1위로 최고의 퍼팅과 경기력을 갖춘 뉴질랜드 교포 고보경(리디아 고)과 마지막 조에서 맞대결로 플레이한 날. 박인비는 출발 두 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한 고보경을 3번 홀부터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일찌감치 따돌리고 자신감 넘치는 퍼팅과 경기력으로 마지막 홀까지 자신 만의 플레이를 이어가며 16언더파를 만들어 2위와 6타 차 우승으로 금메달을 획득, L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넘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해 32번째 맞는 하계 올림픽이 지난해 개최됐어야 하나 코로나 19로 진통을 거듭한 끝에 1년 연기돼 지난 7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시작됐다. 지난주 남자 골프 대회에 이어 4일부터 여자 골프 대회가 시작됐다.

1904년 후 112년 만에 부활한 남자 골프와 함께 1900년 파리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가 116년이 지난 2016년 리오올림픽에서 부활한 여자 골프 대회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 60명이 참가해 하루 18홀씩 4일 동안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금, 은, 동 메달을 가린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한국 박인비(왼쪽)와 뉴질랜드 리디아 고가 1번 홀에서 티샷한 뒤 걸어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한국 박인비(왼쪽)와 뉴질랜드 리디아 고가 1번 홀에서 티샷한 뒤 걸어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리오올림픽을 지휘한 한국 여자 골프의 영웅 박세리가 올해도 감독을 맡고, 세계 랭킹 2위 고진영과 리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를 비롯해 세계랭킹 4위 김세영, 6위 김효주 선수 등 4명이 출전했다.

박인비의 널리 알려진 세 가지 비밀이 눈길을 끈다. 박인비는 비거리보다 방향을 중요시 하는 방향성, 정확도에 초점을 맞춘 샷을 한다. 박인비의 스윙을 보면 스탠스 폭도 좁은 편이고 백스윙 시 손목의 각도 즉 코킹도 다른 선수보다 덜 하는 편.

그러나 다운스윙과 임팩트 구간의 스윙은 아주 훌륭하다. 첫 번째 비밀은 백스윙시 코킹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다른 사람보다 엄지뼈가 짧아 오른손이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의 스윙을 통해 정확도를 높인다.

두 번째 방법은 스윙시 좌우로 체중을 이동하기 보다 그 자리에서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축을 잘 잡고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회전하기 편하게 스탠스 넓이를 좁히는 것.

세 번째 비밀은 다른 선수보다 리듬이 늦은 편. 평균적으로 골퍼들의 리듬을 보게 되면 백스윙과 다운 스윙이 3배 정도 빠른데, 박인비는 그들의 4배 정도이니 정말 느리게 하는 편이다. 이런 스윙의 리듬과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올림픽 골프의 열렬한 팬으로서 박인비,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 선수가 후회 없는 멋진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2회 연속 우승을 통한 싹쓸이 메달 수상을 기원한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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