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열악한 주거환경이 아동의 자존감을 낮추고 열등감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과도한 경쟁심을 느끼게 해 대인관계가 어려워지는 등 아동의 성장과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아동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유전과 환경이 있는데 환경은 아동의 발달에 유전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은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발달에 한계를 가져오며,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든다. 특히 사춘기 아동들의 경우 낮은 자존감, 열등의식 등으로 우울증이나 무기력감을 느끼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갖지 못한 아동은 놀이 활동에도 제약을 받고 인지발달에 제한을 줄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과밀주거 가정의 아동은 사회가 아니라 가정에서까지 형제들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대인관계나 성격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안옥희 영남대 생활과학대학 가족주거학과 교수는 "좁은 공간 때문에 가정에서 성(性)에 대한 분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동의 성인식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는 아동이 자는 줄 알고 성관계를 하는데, 남녀 간 성관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린 나이에 목격하게 되면 성에 조숙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아이 입장에선 '아빠가 엄마를 학대한다'고 인식하게 돼 성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올바른 성 인식과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가정에서 아동의 활동범위가 너무 좁거나 분리돼 있는 경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동이 책상에서만 생활하며 방을 나오지 않는 경우엔 아동이 그곳만을 안전한 영역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이 너무 좁아서 일정한 자기 공간에 있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게 되면 자기 공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돼 자기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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